[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간밤 미국 증시에서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가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하루에 26.4% 폭락해 나스닥 지수 전체에 큰 영향을 줬다. 메타버스 테마 전체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마저 점쳐지는 가운데 최근까지 각광받던 한국의 관련주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가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하루에 26.4% 폭락했다. /사진=연합뉴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뉴욕증시가 크게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1.45% 내린 3만5111.16로 거래를 마친 것을 위시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역시 2.44% 하락했다. 더욱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무려 3.74% 급락한 1만3878.82에 장을 마감하며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줬다.
나스닥은 지난 2020년 9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S&P 500 지수는 작년 2월 이후 1년 만에 각각 최대폭 하락을 기록했다. 이 중에서 나스닥 급락의 진원지로는 하나의 기업이 지목됐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상징인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다.
메타의 작년 4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를 크게 하회했다. 미래도 어둡게 전망됐다. 애플이 도입한 새 사생활 보호 기능으로 인해 올해 100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와 있다. 이에 메타 주가는 사상 최대폭인 26.4% 폭락했다. 메타 같은 거대한 기업이 국내 기준 ‘하한가’에 가까운 낙폭을 기록한 것은 월 스트리트 역사에서도 손꼽힐 만한 사건이다.
메타의 폭락과 함께 스냅(-23.6%), 트위터(-5.6%) 등 다른 소셜미디어 업체들의 주가도 나란히 급락했다.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 역시 하루에 16.8% 급락했으며 아마존(-7.8%), 마이크로소프트(-3.9%), 알파벳(-3.3%) 등 다른 빅테크주들과 엔비디아(-5.1%), 퀄컴(-4.8%) 등 반도체주들도 줄줄이 하락했다.
바다 건너 메타 쇼크가 간밤의 충격으로 작용했음에도 국내 증시는 상승한 모습이다. 지난 3일 2700선을 회복한 코스피는 이날 오전 1% 가까이 추가 상승해 2730선을 회복한 상태다. 코스닥 역시 소폭이나마 상승한 890선 중반을 맴돌며 900선 회복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다만 국내 증시 역시 메타 쇼크의 그림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타는 최근 페이스북 중심의 영업에서 메타버스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메타라는 사명이 이 비전을 내포하고 있다”며 “메타버스 테마는 국내 증시에서도 뜨거운 테마 중 하나인 만큼 이번 조정에서 영향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메타 급락 재료가 나오기 전부터 메타버스 테마에는 적신호가 켜진 상태였다. 메타버스주들의 지난 1월 주가 추이를 보면 LG이노텍(-4.80%), 삼성전기(-9.87%), LG디스플레이(-20.24%), 위지윅스튜디오(-22.22%), 자이언트스텝(-34.64%), 덱스터(-33.54%) 등 낙폭이 매우 컸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미크론 변이 영향으로 미국 경기 회복세가 일시적으로 약화되는 가운데 연준(Fed)의 긴축 정책에 따른 미국 성장주의 할인율 부담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빅테크 기업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조심스런 견해를 피력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