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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뱅, 인뱅 최초 개인사업자대출 출시, 성장 기폭제될까

2022-02-06 10:11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 3사가 올해 '개인사업자대출'시장에 진출할 모양새다. 토스뱅크가 업계 최초로 자영업자에게 최대 1억원을 빌려주는 상품을 기획 중인데 이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연내 개인사업자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가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성장에 발목이 잡혔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기업대출시장 진출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토스뱅크가 이달 인터넷은행업계 최초로 개인사업자 대출시장에 진출한다. 토뱅 측이 구상 중인 최저금리는 3% 초중반, 한도는 최대 1억원이다./사진=토스뱅크 제공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뱅은 이달 인터넷은행업계 최초로 개인사업자 대출시장에 진출한다. 토뱅 측이 구상 중인 최저금리는 3% 초중반, 한도는 최대 1억원이다. 연 소득 1000만원 이상, 사업기간 1년 이상 등의 요건을 채워야 한다. 

금리는 토뱅의 신용평가모형(CSS)과 카드 매출·현금영수증 데이터 등 매출 증빙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해 정해진다. 사업체의 신용도에 따라 대출조건이 가려지는 셈인데, 담보나 보증을 끼지 않는 게 특징이다. 

다만 상품 출시시기는 아직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뱅 관계자는 "(출시)시기는 미정이다. 원래 2월 14일이 출시 예정이었는데, 조금 밀린 상황"이라며 "정기적으로 어느 정도의 소득을 내고 있는지,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지 등을 고려해 대출을 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뱅은 이와 별도로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제휴를 맺고 '온택트 특례보증' 상품도 판매할 예정이다. 해당 상품을 이용하면 소상공인이 지역 신보나 은행을 찾지 않고도 비대면으로 보증과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토뱅의 모회사인 비바리퍼블리카는 신용평가사(CB) 설립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 인터넷은행도 연내 개인사업자대출 출시를 고려 중이다. 다만 출시시기는 미정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올 1분기 내로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만큼, 대출가능여력 측면에서 당장 기업대출에 진출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카뱅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개인사업자대출을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일단 (출시 예정인) 주담대가 있어서 3월 안에 주담대부터 출시하고, 이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도 연내 출시를 고려 중이지만 카뱅처럼 미정인 상태다. 케뱅 관계자는 "딱히 시점은 명시할 수 없지만, 올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넷은행업계는 사업을 추가 확장한다는 측면에서 개인사업자대출이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를 이유로 대대적인 규제를 쏟아내면서 업력이 짧은 인터넷은행들도 덩달아 발목이 잡혔기 때문. 대출상품을 전적으로 가계대출에 의존해야 하는 만큼, 기업대출로 포트폴리오상 위험요인을 분산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특히 지난달 27일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의 예대율 규제를 개편하겠다고 밝히면서, 시기적으로도 기업대출을 진출하기 좋은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예대율은 은행의 수신잔액 대비 여신잔액의 비율로, 현행 규제는 기업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경우 가계대출에 100%의 가중치를 적용하고 있다. 

가령 가계대출로 100만원을 내어줄 경우, 예금은 100만원만 확보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이 기업대출을 새롭게 취급하면, 기존에 취급한 가계대출 등에 가중치 115%를 적용하게 된다. 수신으로 100만원을 확보하면, 가계대출은 85만원만 내줄 수 있는 셈이다. 인터넷은행으로선 가계대출에 기업대출까지 늘리려면 수신고를 크게 늘려야 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이런 애로사항을 고려해 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예대율 규제와 관련해 3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한 상황이다. 가령 토뱅이 기업대출상품을 출시해도 예대율을 100%로 맞추면 돼 여신과 수신 비중을 동등하게 맞추면 되는 셈이다.

한편으로 사업체의 신용평가가 어렵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다분하다는 의견도 공존한다. 신용대출의 경우 개인에 대한 금융정보를 토대로 대출조건을 평가할 수 있지만, 사업체의 경우 매출흐름이 불안정하고 소득신고가 불투명한 까닭이다. 더욱이 코로나19 여파로 사업자들의 경제여건이 취약해져 객관적인 신용평가가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신용평가를 거친)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에게 주는 대출이 아닌 소상공인대출인 만큼 '중신용대출'처럼 위험성이 다분하다"며 "인뱅이 새로운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잘하면 참 좋은 시장이지만, 힘들다는 점에서 양면이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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