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삼성의 노사 관계에 ‘경고음’이 울리면서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대내외 환경이 악화하는 가운데 선도기업의 경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재계와 사회에서는 경제계 전반에 악영향을 줄수 있다며 무리한 노조 요구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원 대표로 구성된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 측은 올해 기본인상률 15.72%를 회사에 제안하기로 했다.
노사협의회는 올해 기본인상률(15.72%) 외에 고정시간외 수당 및 임금피크제 개편, 성과인상률 체계 투명화, 하계휴가 도입 등도 회사에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매년 2~3월 노사협의회와 당해 연도의 임금인상률을 정하고 있다. 지난해 노사협의회는 기본인상률 4.5%, 성과인상률 3.0% 등 총 7.5%의 임금 인상에 합의했다.
앞서 삼성그룹 12개 계열사 노조로 구성된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는 전날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대 공동요구안을 발표했다.
이들의 요구안은 △2022년도 공통 인상률 10.0% △포괄임금제 폐지 및 고정시간 외 수당 기본급 전환 △초과이익성과급(OPI) 세전이익 20% 지급 △목표 달성 장려금(TAI) 및 OPI 평균임금 산입 △임금피크제 폐지 및 정년 65세 연장 △복리후생 개선이다.
삼성전자의 사상 첫 파업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내 최대 노조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지난 4일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 중재에도 노사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중노위는 ‘조정 중지’를 결정한다.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오면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할 수 있다.
전국삼성전자노조의 조합원 수는 4500명여명으로 국내 전체 삼성전자 임직원(약 11만4000명)의 4% 수준이다. 노도가 파업에 들어가면 삼성전자에서는 창사 53년 만에 처음 파업이 발생하게 된다.
재계는 삼성의 노사 갈등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노사 문제가 계열사 전체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고, 경제·기업 전반에 미칠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노사 협약이 다른 전자 계열사들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갈등이 지속하면 계열사에서도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 노조의 행보를 보는 사회의 시각은 대채적을 부정적이다. 포털사이트 댓글에는 ‘귀족 노조가 대한민국 대포 기업을 갉아 먹는다’ ‘삼성전자가 여유 부릴 때가 아니다’ 등 노조의 이기적 행태를 피한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아울러 재계에서는 삼성 노조 강성화가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이 국내 경제에서 차치하는 비중이 큰 상황에서 ‘노조 리스크’로 경영 부담이 커지고 신사업 추진이 늦어질 경우 여러 기업들이 해외사업 비중을 더 키울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 명예 교수는 “안 그래도 우리나라 노조가 강성인데 기업들은 앞으로 더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 같다”며 “최근에 기업들이 해외에서 공장을 짓고,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 노조의 파업은 기업들의 국내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국가 경제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