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바야흐로 ‘ETF 전성시대’라 할 정도로 많은 상품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변동성 장세에서 레버리지 ETF 투자에는 각별히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함께 나온다.
‘ETF 전성시대’라 할 정도로 많은 상품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변동성 장세에서 레버리지 ETF 투자에는 각별히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함께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ETF 투자가 새로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는 ETF 시장 주도권을 제패하려는 자산운용사들의 물밑 경쟁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미 공모펀드를 제친 ETF는 자산운용사들의 핵심 비즈니스로 급부상 했다.
경쟁이 치열해지자 업계 선두권 자산운용사들도 ETF 보수를 낮추며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업계 선두권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은 최근 잇달아 자사 주요 ETF 보수를 낮췄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작년 말 미국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일간수익률 2배를 추종하는 'TIGER 미국S&P500레버리지 ETF'의 총 보수를 연 0.58%에서 0.25%로 0.33%포인트 인하했다.
삼성자산운용 역시 곧바로 국내주식형 2종(KODEX 헬스케어, KODEX 200ESG)과 미국주식형 2종(KODEX 미국반도체MV, KODEX 미국스마트모빌리티), 미국리츠 1종(KODEX 다우존스미국리츠(H)), 국내외 채권형 2종(KODEX 10년국채선물, KODEX 미국채10년선물) 등 주요 ETF 7종의 보수를 연 0.25~0.45%에서 연 0.07~0.09% 수준으로 한꺼번에 낮췄다.
이후 KB자산운용도 'KBSTAR 헬스케어'와 'KBSTAR 200 건설', 'KBSTAR200 IT' 등 ETF 3종의 보수를 연 0.05%로 인하하며 경쟁 구도에 가세했다. 이미 이들의 수수료 수익은 사실상 제로 수준에 가까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투자자 유치와 시장점유율 확대가 중요하다는 판단을 한 셈이다.
ETF는 ‘주식보다는 안전하면서 펀드보다는 수익률이 높다’는 인식 때문에 고객군을 빠르게 확대했다. 지난 5일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539개 ETF의 순자산총액은 71조9024억원에 달하고 있어 올해 ‘80조원 돌파’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작년 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오는 7월12일부터 도입되는 점도 경쟁 구도에 새 판을 깔았다. 자산운용사들은 디폴트옵션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은행·보험사로부터의 퇴직연금 '머니 무브'가 올 것으로 보고 있어 투자자 유치에 더욱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하지만 ETF라고 해서 무조건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며,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변동성 장세에선 리스크도 배가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올해 이후 국내에 상장된 레버리지 ETF에만 총 1조3171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레버리지 투자에는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더라도 레버리지 상품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라고 짚으면서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변동성 장세가 시작되면서 연초 이후 수익을 내고 있는 레버리지 ETF는 해외 증시와 미국 선물시장에 투자하는 ETF 정도이며 수익률도 2%대로 높지 않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