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HDC현대산업개발이 과거 분양 공백으로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반등의 기대감이 있었지만,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로 신규 분양 지연과 사고 수습 비용 발생이 예상되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매출 3조 3693억원, 영업이익 3304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공시했다. 2020년 매출 3조 6702억원, 영업이익 5857억원 보다 각각 8.2%, 43.6% 줄었다.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의 실적 부진은 2019년 분양 감소와 자체사업 준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2015~2018년 연평균 1만 5000가구를 공급했지만, 2019년 공급 가구수는 7000가구로 감소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자체개발사업을 포함한 주택부문의 매출 의존도가 높다. 지난해 9월말 별도 기준 주택부문이 수주잔고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87%, 84%에 달한다.
2019년 분양 공백이 생기면서 2020년부터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올해부터 HDC현대산업개발의 매출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분양 물량이 2020년 1만 5000가구, 2021년 1만가구로 늘어나고, 주택 경기 호황으로 대부분 현장의 분양이 완료됐기 때문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올해 분양 목표도 약 2만가구로 점진적인 외형 회복과 수익성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광주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로 HDC현대산업개발 실적에 먹구름이 짙어졌다. 사고가 수습되기 전까지 신규 분양이나 공사 착공·진행 등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광주 아파트 현장의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전면 철거하고 재시공하게 되면 최대 4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수주 경쟁력 저하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추가 수주가 안 될 경우 주택 사업 위축과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사고로 인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실적 가변성·수주 경쟁력 저하 등을 우려하면서 신용등급 하락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사고가 수습되는 시점까지 신규 분양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분양일정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외형 축소가 불가피해 매출가변성이 확대될 수 있고, 광운대 역세권사업과 청라의료복합타운 등 주요 개발사업 진행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일 사고 현장에서 마지막 6번째 실종자가 사고 발생 29일 만에 구조됐다. 구조작업이 종료되면서 광주시는 HDC현대산업개발, 입주예정자협의회, 감리단 등과 협의해 전문기관에 정밀 안전진단을 의뢰할 계획이다. 철거 또는 공사 재개 여부는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