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신용평가사들이 작년까지 기록적인 호실적을 기록한 중소형 증권사들에 대한 신용등급 상향을 연이어 단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신평사들은 제고된 자본 여력을 바탕으로 사업 기반이 강화된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지만, 정작 업계는 올해부터 실적이 악화되는 점을 우려해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신용평가사들이 유안타증권(사진) 등 중소형 증권사들에 대한 신용등급 상향을 연이어 단행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이 최근 상승 기조를 타고 있다. 일례로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유안타증권의 장기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상향했다고 발표했다.
유안타증권은 지속적인 자기자본 확충과 사업기반 확대를 통한 수익 창출력이 신용등급 상향 원인으로 지목됐다. 우발부채와 파생결합증권과 관련한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기조도 반영됐다는 게 나이스신용평가 측의 설명이었다. 실제로 유안타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의 비율은 2019년 말 80.6%에서 2021년 9월 말 30.9%로 하락했다.
한편 IBK투자증권의 장기 신용등급도 올라갔다. 역시 나이스신용평가가 IBK투자증권의 장기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A-'로 상향 조정했다. IBK투자증권의 경우는 이익 누적과 유상증자를 통해 제고된 자본여력, 사업 기반 강화 등이 신용등급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IBK투자증권 측 관계자는 “작년 1월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해 같은 해 9월 말 자기자본이 1조원을 넘어섰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역시 IBK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A-'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중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상향 기조는 작년 말부터 시작됐다. 작년 12월 나이스신용평가가 수익성 제고, 리스크 관리 기조로 부담요인 완화 등을 원인으로 꼽으면서 한화투자증권의 기업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했다. KTB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도 A-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라간 상태다.
중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줄상향은 아들이 막대한 호실적을 올린 시점부터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다. 대형 증권사는 대형사들 나름대로 ‘영업이익 1조원 클럽’ 숫자가 늘어나며 앞서가고 있지만, 적어도 신용등급에 있어서만큼은 대형사와 중형사 간의 격차가 분명히 줄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NH·KB·미래에셋·한국투자증권 등의 신용등급은 AA로 최근 등급이 상향된 중형 증권사들과 한 단계 차이로 격차가 줄었다”면서도 “올해의 경우 업황이 작년에 비해 좋지 않아 중형사들의 신용등급 상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마냥 긍정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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