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올해 중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수준을 상당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물가상승압력 확산 동향 평가’에 따르면 앞으로 하방경직성이 큰 외식물가의 추가 상승압력 상존, 글로벌 공급병목 지속 등으로 물가상승압력이 보다 많은 품목에 걸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 이후 3%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으로부터의 회복과정에서 수요압력이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에너지‧원자재가격 상승, 글로벌 공급병목 등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물가상승압력이 일부 품목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확대되면서 물가상승 품목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식료품‧에너지 등 공급측 요인이 주도한 가운데 후반부로 갈수록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품목으로 물가상승압력이 확대됐다. 실제로 물가상승 확산 정도를 보면 비근원품목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체로 유지된 반면 근원품목의 경우 꾸준히 확대됐다. 물가상승률이 2%를 웃도는 근원품목의 개수도 외식 등 개인서비스를 중심으로 꾸준히 늘어 올해 1월 현재 1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비근원품목의 물가상승 확산 정도는 지난해 12월 이후 다소 낮아졌으나 최근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 등 에너지가격 상승세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근원품목의 경우 수요회복 흐름이 이어지면서 올해 중에서도 물가상승 확산세 및 물가 오른세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근원품목의 물가상승 확산 정도와 물가 오름세가 갈수록 확대된 것은 외식품목의 물가상승 확산세에 기인한다. 실제 지난해 12월 현재 39개 외식 품목 중 커피를 제외한 38개 품목의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인상됐다. 이 중 32개 품목은 3%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들어서는 커피가격도 오르며 3% 이상 상승했다.
외식물가 오름세는 예년 수준을 큰 폭으로 상회한데 이어 올해 1월 중 전월대비 상승률은 1.0%로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수요회복, 재료비 인상 등에 따른 추가 상승압력이 상존한 데다 하방경직성이 커 올해 중에도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자동차, 가구 등 일부 내구제를 중심으로 공급병목에 따른 물가상승압력이 점차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와 가구 가격은 4분기 중에 집중적으로 상승했으며, 이들 품목의 물가상승 확산세는 여타 내구제에 비해 상당폭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앞으로 내구재가격은 원자재가격 및 환율 상승,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글로벌 공급차질 해소 지연 등으로 지난해보다 올해 상승압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2000년 이후 장기 추이를 살펴보면 최근 물가상승률 자체는 과거 물가 급등기(2008년, 2011년)에 비해 낮지만 물가상승 확산세는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과거 물가 급등기에 비해 외식품목의 물가상승 확산 정도가 두두러진 가운데 글로벌 공급병복 현상이 예상보다 지속되면서 내구재가격에 대산 상승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또 과거 물가 급등기와 달리 경기회복 국면에서 물가가 상승하고 있어 향후 경제활동이 본격적으로 정상화될 경우 여행, 숙박 드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물가에 대한 상승압력도 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물가상승 확산 정도가 커지는 상황에서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경우, 추가적인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