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기아에 밀리는 현대자동차가 반격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는 코나와 싼타페 신차를 통해 주도권 다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2세대 코나(SX2)와 5세대 싼타페(MX5)는 이르면 올해 말 국내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예상도 디자이너 '뉴욕맘모스'의 5세대 싼타페 예상도. /사진=NY mammoth 블로그 캡처
소형SUV 코나는 지난 2017년 6월 1세대 모델이 출시됐고, 2020년 10월 한 차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거쳤다.
통상 5~6년 주기인 현대차의 풀체인지(완전변경) 주기를 감안하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연말 디자인 공개와 함께 사전계약을 실시하고 내년 초 정식 출시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형 SUV 싼타페는 2018년 2월 4세대 풀체인지 모델이 출시됐고, 2020년 6월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나왔다. 풀체인지를 기준으로 하면 올해가 4년차라 5세대 모델이 나오긴 이르다. 정상적인 패턴이라면 내년 하반기가 풀체인지 시점이다.
다만, 페이스리프트가 코나보다 빨리 이뤄졌던 만큼 5세대 풀체인지 시점도 다소 앞당겨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여기에 페이스리프트 이후 판매량이 저조하다는 점에서 현대차가 5세대 모델 출시를 기존 계획보다 앞당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반도체 수급난으로 주요 모델들의 주문이 밀려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들의 예측대로 하반기부터 상황이 완화되면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차원에서 신차를 투입해 판매에 박차를 가할 여지도 있다.
코나와 싼타페는 현대차의 SUV 라인업 중 기아의 동급 차종에 비해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여 왔다.
코나의 경우 지난해 판매량이 1만2244대로 기아의 소형 SUV 셀토스(4만90대)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특히 셀토스는 가솔린 터보와 디젤 모델로만 운영되는 반면, 코나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고성능 N 모델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췄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나의 열세는 심각해 보인다.
싼타페 역시 기아의 중형 SUV 쏘렌토에 비해 판매량이 크게 밀린다. 지난해 쏘렌토 판매량은 7만대에 육박(6만9934대)했던 반면, 싼타페는 4만1600대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코나와 싼타페가 2020년 풀체인지급 디자인 변화를 거쳤지만, 소비자들에게 보편적인 호감을 얻기 힘든 모험적 디자인으로 호불호가 갈린 게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은 가늘고 길게 찢어진 눈 디자인의 주간주행등을 공통분모로 비슷한 외양을 하고 있어 '메기 패밀리' 소리를 듣기도 한다.
코나와 싼타페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디자인은 새로운 SUV 디자인이 완전히 정립되기 이전 과도기 단계인 만큼 후속 모델에서는 월등히 개선된 디자인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5세대 싼타페의 경우 스타리아와 패밀리룩을 이뤄 일(一)자 헤드램프 디자인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같은 관측을 기반으로 스타리아와 닮은 외관의 5세대 싼타페 예상도가 나오기도 했다.
차체 크기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보인다. 1세대 코나는 전장 4205mm, 전폭 1800mm로 셀토스(4375×1800mm)에 비해 전장이 짧다. 한국지엠의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4410×1810)와 비교하면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진다.
소형 차급에서 한 뼘 이상의 크기 차이는 체감도가 높다. 소비자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구나 현대차는 엔트리(생애 첫 차)급 SUV의 서열 정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같은 소형 SUV 차급에 베뉴가 있고, 그 아래로 경형 SUV 캐스퍼까지 합류했다. 판매 간섭을 피하기 위해서는 코나의 크기를 키워 셀토스와 같은 '하이엔드 소형 SUV'로 차별화해야 한다.
싼타페 역시 5세대 풀체인지에서는 쏘렌토 대비 차체 크기의 열세를 뒤집어야 한다. 4세대 싼타페는 전장 4785mm, 전폭 1900mm로, 4세대 쏘렌토(4810×1900mm)에 비해 다소 짧다. 실내공간에 영향을 미치는 축거(싼타페 2765mm, 쏘렌토 2815mm)로 비교하면 격차가 더 크다.
이같은 실내공간의 차이로 쏘렌토가 출시 초기부터 장착했던 2열 독립시트를 싼타페는 지난해 말에서야 추가하며 일부 수요층 공략에 손해를 보기도 했다.
현대차의 경우 대형SUV 팰리세이드와 함께 승합차 스타리아가 선전하며 시장에서 경고한 팬층을 위히자고 있다. 또 준중형 모델에서는 투싼이 스포티지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아직 반전의 여지는 남겨진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중형과 소형SUV에서는 미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 있다"며 "새로운 모델이 막강한 상품성으로 출시가 되면 현대차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는 충분히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