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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보금자리론 나오나…카뱅, 주담대 파격조건 제시

2022-02-15 14:57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카카오뱅크가 모바일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오는 22일 출시한다. KB시세 최대 9억원 이하의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소재 아파트를 대상으로 담보인정비율(LTV)의 최대 70%를 제공한다는 것인데, 금리와 대출한도가 꽤 파격적인 만큼 주택 실수요자들의 대출러시가 예상된다. 

15일 송호근 카뱅 주택담보대출 스튜디오 팀장은 온라인으로 진행된 '프레스톡'(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시중금리가 자주 변동하고, 여러가지 규제와 시장환경 변화에 따라 금리정책이 바뀌어 언급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카뱅 주담대 금리는 (평균적으로) 타행 금리보다 가장 낮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15일 오전 카카오뱅크 여의도 오피스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카카오뱅크 프레스톡(기자간담회)에서 주택담보대출관련 질의응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백희정 주택담보대출 서비스셀 팀장, 송호근 주택담보대출 스튜디오 팀장, 황은재 PR팀장)/사진=카카오뱅크 제공



차주 신용등급, 대출만기, 대출한도에 따라 금리조건이 제각각인 만큼 절대적인 금리를 밝히는 건 어렵지만, 경쟁하게 될 주요 시중은행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각오다. 

이날 카뱅이 공개한 주담대 상품은 KB시세 기준 9억원 이하의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소재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다. 신청 차주는 1개월 이상의 근로 소득자이거나 소득 증빙이 가능한 사업 소득자여야 한다. 또 소유(예정) 주택은 부부 공동명의도 가능하다.

주택자금구입 대출은 잔금일로부터 최소 20일 전, 기존 주담대의 대환과 전월세보증금 반환 대출 등은 대출 실행일로부터 최소 15일 전에 신청해야 한다. 주택 구입자금 대출한도는 최대 6억 3000만원이다. 담보물건이 KB시세로 9억원이면 LTV를 최대 70%까지 적용해주는 셈이다. 다만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따라 한도는 조정된다. 

금리는 6개월 변동금리와 5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하다 변동금리로 갈아타는 혼합금리로 나뉜다. 이날 제시한 금리는 변동금리(14일) 기준 연 2.989~3.54%, 혼합금리 기준 연 3.6~3.93%다. 3%대 금리는 주택금융공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의 대표적인 주거정책상품 '보금자리론'과 견줄만한 수준이다. 대출만기는 최소 5년부터 최장 35년까지 선택할 수 있다. 

주금공 보금자리론은 10~40년의 대출만기를 설정할 수 있으며, 이달 현재 10년 만기 고정금리 상품은 3.10%(아낌e보금자리론 기준)로 제공하고 있다. 40년 상품의 금리는 3.40%다.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상품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3%대 후반부터 최근 6%대까지 형성되는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를 고려하면 카뱅의 대출조건은 매우 우호적이다. 

또 보금자리론은 연소득 7000만원(본인 혹은 기혼시 부부합산)을 넘어선 안 되고, 담보물건의 평가액이 6억원을 초과해서도 안 된다. 서울의 경우 사실상 빌라와 같은 다세대주택만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카뱅은 이날 KB시세 기준 9억원 이하의 수도권 아파트를 대상으로 담보물 가치의 70%까지 자금을 내주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송 팀장은 "(상품을) 출시하면서 대상을 고려할 때 가장 우선시 한 것이 안정성이었다"며 "실제 수요가 있는 대상들에게 공급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고, 시세 9억 이하 아파트로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제한은 정책적 결정이라 조만간 확장할 수도 있다"며 "올해 안에 두 세 차례 나눠서 확대를 진행할 계획이고 아마 상반기 중 한 번, 하반기 중 한 번 확대가 진행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 

다만 KB시세가 형성돼 있지 않아 별도로 감정평가(감평)를 받아야 하는 빌라, 다세대·다가구주택 등의 담보물건은 아직 카뱅의 대출을 이용할 수 없다. 카뱅은 빠른 시일 내로 이들 물건에 대한 담보대출도 제공한다는 입장이다. 

송 팀장은 "빌라나 다세대, 다가구 등으로의 확장 계획도 있다. 일정이 궁금할텐데 지금 당장 정확히 밝히긴 어렵지만 빠른 시일 내에 확장할 계획이 있다"며 "단독주택, 오피스텔도 포함해 확장하는 모습을 조만간 보여주겠다"고 답했다. 

올해 주담대 취급목표액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가계부채 총량규제를 적용받고 있어 부담스러운 실정. 카뱅은 지난 IR에서 밝힌 대로 가계대출 총량한도의 절반 가량을 주담대로 취급하고, 나머지는 중신용대출, 전세대출 등과 비율을 맞추겠다는 입장이다. 

또 카뱅에서 주담대를 일으킨 후 대출을 갚더라도 중도상환수수료는 전액 면제된다. 시중은행들이 고객이탈 방지 등을 이유로 대출실행일 이후 3년간 수수료를 수취하는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이를 두고 카뱅 측은 "중도에 상환하게 되면 은행이 처음 소진한 고정비용이 있어 손실가능성이 있다"며 "중도상환수수료가 있으면 고객이 쉽게 떠나지 않는다. 이런 두 가지 관점에서 타행들은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하는데, 카카오뱅크는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다. 

차주가 대출실행일에 돈을 받자마자, 상환하거나 단기간에 상환하면 은행으로선 역마진이 불가피하기 때문. 카뱅은 이러한 '꼼수'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올해까지 한시적으로 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다. 사례가 극히 미미하면 일반 신용대출처럼 상환수수료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백희정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서비스셀 팀장이 15일 오전 카카오뱅크 여의도 오피스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카카오뱅크 프레스톡(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주택담보대출 출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카카오뱅크 제공



한편 카뱅은 스펙상 주담대가 타행에 견줄만한 차이점은 없다고 전했다. 다만 모바일 인터페이스 개발에 공을 들인 만큼, 대면에서의 친절함을 어떻게 구현할 지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카뱅은 금융권 모바일앱에서 일반적으로 통용하는 페이지 전환형이 아닌 '룰베이스(Rule Based) 챗봇' 기반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채택했다. 

고객이 주담대를 신청하면 카뱅의 챗봇과 고객 간 대화창이 열리고, 고객이 정보를 입력하면 한도 조회가 이뤄지는 구조다. 그 외 서류 제출, 대출 심사, 대출 실행도 모두 대화창에서 진행된다. 대면에서의 대출과정을 모두 모바일 채팅창에 구현한 셈이다.

백희정 카뱅 주택담보대출 서비스셀 팀장은 "(카뱅은) 대면이 주는 신뢰감과 심리적 안정감을 구현하기 위해 대화형 인터페이스 챗봇을 선택했다"며 "주담대 챗봇이 고객에게 먼저 질문하고, 고객이 답변하는 것에 따른 정보가 기록돼 있기 때문에 고객이 안심하고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또 카뱅은 주요 대출과정을 모바일로 해결하는 비대면서비스를 선보이되, 등기설정은 대면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근저당 설정등기는 비대면으로 100% 구현이 가능하지만 소유권 이전등기는 고객들이 대면을 더 선호한다는 판단에 따라, 과정을 이원화했다는 설명이다. 해당 상품을 이용하면서 차주가 직접 등기를 치는 이른바 '셀프등기'는 불가능하다.

송 팀장은 "비대면으로 주담대를 기획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던 부분이 근저당 설정 등기와 소유권 이전 등기였다"며 "100% 비대면으로 주담대의 모든 과정을 진행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근저당 설정 등기는 100%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소유권 이전 등기는 협력 법무사를 통해 대면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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