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르노삼성자동차가 오는 3월부터 새로운 최고경영자(CEO)와 재도약을 위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르노삼성은 르노그룹의 글로벌 소싱으로 반도체 이슈와 노사 분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입장이다. 이에 새 CEO로 부임하는 스테판 드블레즈 대표이사는 전임 도미닉 시뇨라 대표보다 훨씬 양호한 환경에서 임기를 시작하게 될 전망이다.
지난 5월 초 프랑스 Le havre항에서 양하 작업 중인 XM3. /사진=르노삼성 제공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올 1월 완성차 5사 중 유일하게 내수판매와 수출에서 모두 큰 폭의 실적 상승을 기록했다.
지난달 르노삼성의 총 판매량은 1만3314대로 전년 동월 대비 116.4%나 증가했다. 내수판매는 26.7% 증가한 4477대, 수출은 237.5% 증가한 8837대였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내수와 수출이 일제히 감소한 가운데 르노삼성만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비결은 상대적으로 원활한 차량용 반도체 확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XM3의 유럽형 모델인 르노 뉴 아르카나가 인기를 끌면서 르노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반도체 수급을 지원해준 덕에 생산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 수급난으로 작년부터 어려움이 있었지만 르노그룹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을 최대한 활용하는 노력을 통해 생산라인이 비교적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내수판매용 차량 생산도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출고 적체도 심하지 않은 편이다. 경쟁사들의 경우 일부 차종은 출고 대기기간이 1년 이상씩 걸리기도 하지만 르노삼성은 QM6, XM3 등 인기 모델도 계약 후 2개월 이내에 출고가 가능하다.
지난해 노조 파업과 사측의 직장폐쇄 등으로 진통이 심했던 노사관계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2년분을 한 번에 타결하는 것을 계기로 화합 분위기로 전환됐다.
완성차 업계에 강성노조 집행부의 잇단 출범과 함께 노사 관계에 전운이 일면서 반도체 수급난 완화 시점에 노조 리스크가 돌출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지만 르노삼성은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분위기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9월 임단협을 타결하면서 올해 말까지 매분기 15만원씩 한시적 노사화합수당을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
교섭 다음연도를 기한으로 '노사화합'이라는 명칭이 들어간 수당을 지급키로 했다는 것은 분쟁 없는 한 해를 만들어가자는 데 노사가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와 함께 분위기 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해줄 최초의 하이브리드 라인업 XM3하이브리드가 올해 출시를 대기하고 있다.
3월부터 새롭게 부임하는 스테판 드블레즈(Stéphane Deblaise) 르노삼성 대표이사 겸 CEO. /사진=르노삼성 제공
XM3 하이브리드는 소형 SUV 중 가장 큰 차체를 지니고 디자인적 선호도도 높은 쿠페형 SUV인 만큼 하이브리드 특유의 높은 연비까지 뒷받침된다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 XM3의 해외 수출모델인 르노 뉴 아르카나 판매량 중 절반 이상이 하이브리드 모델일 만큼 인기가 좋다.
수출형 XM3 하이브리드는 4기통 1.6ℓ 가솔린 엔진과 3개 전기모터, 1.2㎾h의 리튬이온배터리 조합으로 최고 출력 145마력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유럽 기준 공인 연비는 24.4㎞/ℓ에 달한다.
유럽보다 연비 기준이 까다로운 국내에서 인증을 받을 경우 이보다 떨어질 것이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리터당 약 20km 내외는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 합의 사안 중 하나였던 중장기 생산물량 확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르노삼성은 그동안 르노그룹과 중국 지리홀딩 사이에서 논의돼 오던 양사의 합작 친환경차 프로젝트 확정을 지난달 발표했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은 르노-지리 합작 친환경차를 국내에서 개발해 2024년부터 생산, 판매하게 된다. 지리 산하 볼보의 CMA 플랫폼 및 최신 하이브리드 기술을 기반으로, 르노의 프랑스 감성 디자인이 접목된 신차는 향후 르노삼성의 새로운 주력 생산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초기에는 내수용으로 공급되지만,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 방안도 모색키로 함에 따라 수출 물량 확대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XM3 하이브리드는 올해 내수 판매를 견인하고, 르노-지리 합작 친환경차는 2024년 이후 중장기 내수 및 수출 물량을 보장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