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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진출 원하는 수출기업, 수출입은행에 노크하세요

2015-03-29 11:40 | 김재현 기자 | s891158@nate.com

한국수출입은행, CABEI와 '전대금융 한도계약'…IDB와 '전대금융 보증계약' 체결

   
▲ 이덕훈 수은 행장(사진 오른쪽)이 27일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루이스 알베르토 모레노(Luis Alberto Moreno) IDB 총재(사진 왼쪽)와 만나 전대금융 보증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수출입은행
[미디어펜=김재현기자]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중소업체 A사는 중미 니카라과 지방정부가 발주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했다.

하지만 계약을 코앞에 둔 A사는 수입결제자금 여력이 없는 해당 지방정부가 지급보증을 내세우며 금융 조달까지 요구하자 다 잡은 물고기를 놓칠까봐 노심초사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국내 은행권에 백방으로 수소문하던 중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이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과 '전대금융 한도계약'을, 미주개발은행(IDB)과는 '전대금융 보증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알게 됐다. 

CABEI는 해외은행이 수용할 수 없는 니카라과 지방정부의 지급보증을 근거로 금융지원이 가능하다. IDB도 니카라과 3개 은행에 대한 지급보증을 수은에게 제공하고 있어 수은의 전대금융 지원이 가능하다.

전대금융이란 수은이 외국 현지은행과 신용공여한도계약(Credit Line)을 체결한 뒤 현지은행이 한국 기업과 거래관계가 있는 현지기업에 대출해주는 제도다. 쉽게 말해 빌린 돈을 다시 꿔주는(轉貸) 수은만의 독특한 금융기법이다. 현지 영업환경에 해박한 해외은행을 수은의 영업지점처럼 활용해 한국 기업의 수출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A사는 수은의 이 전대금융 덕분에 니카라과 지방정부가 발주한 의료기기사업을 마침내 따냈다. A사는 의료기기를 선적하자마자 대금을 신속히받을 수 있었고 설령 니카라과 지방정부가 훗날 상환을 못하더라도 상환책임마저 면하게 됐다.

한국수출입은행의 전대금융이 우리 수출 기업의 중남미 진출의 숨통을 틔게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행장 이덕훈)이 한국 기업의 중남미 진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중남미 지역개발은행 2곳과 금융 협력을 강화한다.

수은은 지난 28일 부산 조선호텔에서 중미경제통합은행(이하 CABEI)과 1억달러의 전대금융 한도계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은 1960년에 설립된 중미지역 최대 다자개발은행이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등 5개 역내 회원국과 스페인, 타이완 등 7개 역외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다.
 
CABEI는 지난 10년간 중미지역 개발프로젝트에 총 133억달러를 지원하는 등 중미경제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덕훈 수은 행장은 이날 닉 리쉬비쓰(Nick Rischbieth) CABEI 총재와 만나 이 같은 내용의 금융계약서에 서명했다.

리쉬비쓰 CABEI 총재는 지난 26일부터 부산에서 개최된 제56차 IDB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두 기관의 금융계약 체결에 따라 수은은 1억달러의 전대금융 한도를 CABEI에 설정해 향후 한국 기업이 CABEI 역내 회원국에 수출할 경우 원활한 금융지원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CABEI의 역내 회원국 중 교역규모가 작거나 현지 은행의 신용도가 취약해 수은이 직접 전대금융한도를 설정하기 어려운 국가에 대해서도 CABEI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전대금융 지원의 길이 열렸다.

현지은행과 현지기업은 수은이 제공하는 낮은 금리 및 장기 자금의 혜택을 직간접적으로 받을 수 있고, 한국 기업엔 수출증대 및 프로젝트 수주, 현지거래 확대 추진 등 많은 장점이 있다.

특히 수출기업 입장에선 선적 등 주요 의무를 이행하자마자 신속히 수출대금을 회수할 수 있고, 수입자가 설령 결제대금을 상환하지 못하더라도 아무런 책임이 없다.

해외지점이 없는 수은은 현지 영업환경에 해박한 해외 현지은행을 영업지점처럼 활용해 수은이 직접 금융지원을 할 수 없는 중소 규모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간접 금융지원이 가능하다.

CABEI 관할지역인 중미지역은 한국의 무역 흑자시장(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니카라과, 코스타리카)이다.  한-중미 무역수지를 보면 2011년 4억5300만 달러에서 2012년 5억6200만 달러, 2013년 5억7000만 달러로 매년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남·북미시장을 연결하는 교두보로서 한국 기업의 전략적 진출 필요성이 높은 지역이다.

최근 이 지역의 교통․통신․에너지 등 개발사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한국 기업의 중미지역 개발프로젝트 수주 지원 필요성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덕훈 수은 행장은 이날 서명식 자리에서 "CABEI와의 금융협력체제 구축으로 CABEI 회원국 역내 프로젝트 참여를 준비 중인 한국 기업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금융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면서 "우리 기업이 중미 지역에서 서비스 산업을 포함한 신규 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CABEI와 긴밀히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덕훈 수은 행장은 27일 오후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루이스 알베르토 모레노(Luis Alberto Moreno) 미주개발은행(이하 IDB) 총재와 만나 전대금융 보증계약을 체결했다.

미주개발은행(IDB)은 1959년에 설립된 미주지역 최대 지역개발은행이다. 미국, 캐나다, 중남미국가 등 28개 역내 회원국과 일본․프랑스․독일․영국 등 20개 역외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5년 3월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이번 계약 체결로 수은은 IDB의 보증을 바탕으로 중남미 21개국 99개 은행에 전대금융을 지원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

특히 신용도가 취약해 수은이 전대금융한도를 직접 체결하기 어려운 국가의 현지은행에 대해서도 IDB의 보증을 기반으로 금융 지원이 가능해져 한국 기업의 중남미 진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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