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대우건설이 주택사업 호실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택사업을 바탕으로 다소 부진했던 해외 토목·플랜트부문도 확대하면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중흥그룹에 편입된 후 해외사업에 대한 오너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투자 확대에 힘입어 대주주와의 시너지 확대도 도모한다.
대우건설 매출 및 영업이익./출처=대우건설 IR자료
17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8조6852억원, 영업이익 7383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보다 각각 6.7%, 32.2% 늘었으며, 창사 이래 최고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부문별로는 주택건축부문 매출이 5조 9016억원으로 2020년(5조 831억원)보다 16.1% 증가했다. 토목부문 1조 4238억원, 플랜트부문 8732억원, 연결종속 4866억원 등 다른 사업부문은 2020년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은 주택사업부문이 성장하고 해외 현장이 안정화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2019년부터 늘어난 분양 물량으로 주택부문 매출이 증가하고, 2020년 수주한 이라크 알 포, 나이지리아 LNG 트레인7 등 수익성이 높은 해외 프로젝트의 매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대우건설의 목표 매출은 지난해보다 15.1% 늘어난 10조원이다. 주택건축부문이 지난해보다 13.5% 늘어난 6조 7000억원, 플랜트부문이 32.8% 늘어난 1조 1600억원이다. 토목과 연결종속 매출 목표는 각각 1조 6700억원, 4700억원으로 잡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올해 수익성 높은 자체사업을 포함에 전국에서 총 3만가구를 공급할 예정으로 최근 수년간 증가한 분양·입주 물량이 안정적 매출을 견인할 것”이라며 “해외에서는 이라크, 나이지리아 현장의 매출 비중이 증가해 올해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신규 수주액은 11조 830억원으로 2020년(13조 9126억원)보다 20% 가까이 줄었다. 국내 수주액은 8조 2068억원에서 9조 9556억원으로 21.3% 늘었지만, 해외 수주액이 5조 7058억원에서 1조 1274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해외 수주 부진은 2020년 나이지리아, 이라크 등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한 데 따른 역기저 효과와 코로나19로 주요 프로젝트 발주가 지연되면서다.
해외 수주는 줄었지만, 주택건축부문에서 8조 7620억원을 수주하면서 공백을 메웠다. 지난해 대우건설은 도시정비사업에서만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인 3조 8992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대우건설은 올해 신규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10.1% 늘어난 12조 2000억원으로 잡았다. 국내에서 외형을 유지하면서 해외에서 신규 수주를 두 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지역별로 국내 10조 1000억원, 해외 2조 100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부문별로는 주택건축 8조 2995억원, 플랜트 1조 4956억원, 토목 1조 6016억원, 연결종속 8033억원이다.
해외 수주 2조원은 ‘건설명가’ 대우건설의 과거 실적보다는 줄어든 규모지만, 대우건설은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 위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겠다는 방침이다. 해외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손실을 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경쟁 우위 전략 공종과 거점 국가를 중심으로 수익성이 확보된 프로젝트를 따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은 올해 해외에서 리비아 발전소, 나이지리아 인도라마 요소비료 플랜트, 이라크 알포 추가공사, 체코 원전 등의 프로젝트 수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중흥그룹 편입 후 해외사업 추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할 때부터 해외 엔지니어링 회사를 인수하는 등 해외사업을 지원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오너가 투자와 지원을 약속한 만큼 산업은행 관리 체제 하에서 어려웠던 해외 대형·장기 프로젝트 추진이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중흥그룹이 인수를 추진할 때부터 주택과 해외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신속한 의사결정과 투자 지원 등으로 해외사업에서도 중흥그룹과의 시너지가 날 것”이라며 “최근 부동산 경기가 꺾이는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주택부문과 더불어 플랜트·인프라 등 해외 부문에서도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