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베이징동계올림픽이 지난 20일 막을 내리면서 그동안 무력시위를 중단했던 북한이 다시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할지 주목된다.
새해 들어 1월 한 달 동안에만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포함해 7차례 미사일을 쏘면서 긴장을 고조시켰던 북한은 베이징올림픽 개막일인 2월 4일 이후부터 군사행동을 중단했다.
북한은 1월 평균 3~4일 간격으로 종류를 바꿔가며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뒤 성공했다고 발표해왔다. 그러던 중 2월 16일 김정일의 80회 생일을 전후해서는 열병식도 생략한 채 조용히 경축행사만 진행했다. 심지어 경축 주 무대를 평양이 아닌 삼지연으로 옮겼고,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공개활동도 보도되지 않아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다시 무력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크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이 이미 핵실험·ICBM 시험발사 모라토리엄 파기를 시사한 바 있기 때문으로 지난 1월 20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중지했던 모든 활동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노동신문이 밝힌 바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함경남도 함주군 연포온실농장 착공식에 참석해 연설했다고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 김 총비서가 앞서 2월 16일 김정일 생일 80주년 경축행사에 참석했다는 북한 매체의 보도는 없었다. 지난달인 1월 7차례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시했던 김 총비서는 이달 들어 평양 화성지구 주택건설과 함주군 연포온실농장 등을 방문해 민생을 돌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2.19./사진=뉴스1
그렇다면 북한이 다시 미사일 시험발사를 재개할 시점은 언제일까.
우리로서는 북한의 도발 재개가 오는 3월 9일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선 주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단이 3월 4일부터 예정된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일정까지 고려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더구나 중국 양회와 같은 날부터 베이징동계패럴림픽도 열흘간 진행될 예정이다.
북한이 중국의 올림픽 행사에 재를 뿌리지 않기 위해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했던 것처럼 양회와 같은 중국 최대 정치행사 기간 무력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실제로 북한은 2018년 이후 중국의 양회 일정 전후로는 미사일 발사를 자제해왔다. 따라서 북한은 3월 중순 이후 인공위성 시험발사로 무력을 과시하고 4월 15일 ‘김일성의 110회 생일’을 기해 대규모 열병식을 열어 전략무기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동안 북한 핵실험으로 인해 동북지방에 지진 피해를 입었던 중국이 반대하는 만큼 북한이 핵실험까지 나설 가능성보다 ICBM 시험발사 재개로 모라토리엄 파기를 선언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북한의 도발이 한미를 동시 겨냥해온 것처럼 5월 초 새롭게 출범할 한국의 차기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서도 북한이 무력시위를 재개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정부도 21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재개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한편, 북한의 열병식 준비는 아직 초기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향후 행보를 예단하지 않는다”면서도 “관련 동향을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 한 번 북한이 한반도 평화와 정세 안정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길을 선택할 것을 촉구하면서 한반도 상황을 평화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우리 군은 현재 진행 중인 북한군 동계훈련과 행사 준비 활동에 대해서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열병식도 초기 준비 단계로 지난번과 큰 변화가 없다. 현재까지 (각종) 시설 관련해서 변화된 활동이나 주목할 만한 변화도 없다”고 말했다. 북한 잠수함 기지인 신포 조선소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