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1일 과거 김일성 북한 주석의 ‘비핵화 선언’을 상기하며 “엄숙히 그 약속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북에 촉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통일연구원·국가안보전략연구원·국립외교원 공동 주최로 열린 ‘남북기본합의서 발효 30주년 기념학술회의’ 축사를 통해 “우리가 남북기본합의서 정신을 존중할 수만 있다면 지금 우리가 다시 만나서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가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1일 남북기본합의서 발효 30주년 기념 학술회의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2021.2.21./사진=통일부
이 장관이 언급한 김일성 주석의 발언은 1992년 2월 20일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이 발효된 것과 관련해 나온 것이다.
당시 김 주석은 ‘우리에게 핵무기가 없다는 것은 물론 그것을 만들지도 않고, 만들 필요도 없다. 우리는 주변의 큰 나라들과 핵 대결을 할 생각이 없으며, 더욱이 동족을 말살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에 대해서는 누구도 의심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991년 12월 서울에서 개최된 제5차 남북 고위급회담 결과로 남북기본합의서가 채택됐고, 그 이듬해인 1992년 2월 평양에서 개최된 제6차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그 발효 결과를 완료했다. 같은 해 9월 제8차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남북기본합의서의 구체적 이행을 위한 화해, 불가침, 교류협력 등의 3개 분야 부속 합의서가 추가로 발효됐다.
이런 지난 과정을 설명한 이 장관은 “이처럼 기본합의서의 완성 과정은 남북이 공식적으로, 공개적인 절차를 통해, 차근차근, 상호존중의 자세로 이뤄낸 매우 뜻깊은 경험이었다”면서 “남북기본합의서의 합의정신과 그 체계 위에서 남북은 이후 30년동안 ‘6.15 남북공동선언’ ‘10.4 남북정상선언’ ‘4.27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 등의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우고 더해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 교유환 통일연구원 원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홍현익 국립외교원 원장이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남북기본합의서 발효 30주년 기념 학술회의'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2.2.21./사진=통일부
이 장관은 “북한은 연초부터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군사적 긴장을 높여왔으나 추가적인 미사일의 발사, 특히 일부에서 우려하는 핵과 ICBM 모라토리엄 파기 상황으로 가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선을 넘어 신뢰가 훼손되면 이를 복원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이 평화의 골든타임에 대화를 통해 서로의 이견을 좁히자. 모든 문제를 협상으로 해결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