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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임기 마지막 금통위서 기준금리 동결

2022-02-24 10:35 | 백지현 기자 | bevanila@mediapen.com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로 동결했다. 지난 세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만큼, 금리인상에 따른 파급효과를 지켜보는 차원에서 숨 고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기준금리 인상의 주된 배경이었던 가계부채 증가폭이 최근 둔화되고 있는 데다 오미크론 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경기 변동성이 커진 점도 금리조정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24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현재와 같은 수준인 연 1.25%를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한다고 밝혔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8월(0.5%→0.75%)과 11월(0.75%→1.0%), 1월(1.0%→1.25%)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번 동결은 세 차례의 걸친 금리인상에 따른 파급효과를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와 추가 조정 시기에 대해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를 새롭게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한 번, 두 번가지고는 이러한 효과를 파악하기 상당히 힘든데, 지난해 8월부터 3차례 올렸기 때문에 이제는 금리인상의 효과를 어느 정도 한번 계측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확산세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점, 기준금리 인상의 가장 큰 근거로 작용했던 가계부채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는 점도 금리조정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전분기 대비 19조1000억원 늘어난 1862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당국의 고강도 대출 규제 등으로 증가폭은 3분기(34조9000억원)와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이와 함께 다음달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와 이 총재의 퇴임도 기준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는 2014년 4월 취임한 이주열 총재가 주재하는 마지막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로, 지난 8년간 한은을 이끌어왔던 이 총재는 다음달 말 퇴임을 앞두고 있다.

한편 한은은 이번 회의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1%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2.0%)보다 1.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한은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대로 잡은 것은 2012년 4월(3.2%) 이후 처음이다.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0%로 유지했다. 또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성장률은 각각 2.0%, 2.5%로 예상했다.

다음은 통화정책방향 전문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1.25%)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도 백신 접종 확대 등으로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지 않으면서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우려,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주요국 국채금리가 큰 폭 상승하고 주가는 상당폭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었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 전개 상황, 글로벌 인플레이션 움직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코로나19 재확산에도 회복세를 지속하였다. 민간소비의 회복 흐름이 방역조치 강화 등으로 주춤하였으나, 수출은 견조한 글로벌 수요에 힘입어 호조를 지속하였다. 설비투자는 글로벌 공급차질에 영향받아 다소 조정되었다. 고용 상황은 취업자수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개선세를 지속하였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의 견실한 증가세가 이어지고 민간소비 회복 흐름이 점차 재개되면서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금년중 GDP성장률은 지난 11월 전망치인 3%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의 높은 오름세 지속, 개인서비스 및 공업제품 가격의 상승폭 확대 등으로 3%대 중후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갔으며,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2%대 중반으로 높아졌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중후반 수준을 나타내었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월 전망경로보다 높아져 상당기간 3%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이며, 연간으로는 3%대 초반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금년중 2%대 중반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서는 국제금융시장 움직임 등에 영향받아 장기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주가가 상당폭 하락하였으며, 원/달러 환율은 소폭 상승하였다. 가계대출은 증가규모가 축소되었으며, 주택가격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오름세가 둔화되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성장·물가의 흐름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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