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또 다시 ‘패닉’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연일 국내외 증시가 불확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을 비롯한 안전자산 가치가 부각되고 주식 중에서는 배당주들이 부각을 받는 반면, ‘디지털 금’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했던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들은 증시 하락과 움직임이 동조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연일 국내외 증시가 불확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전자산 가치가 부각되는 반면 가상자산들은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2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증시가 다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말연시 불확실성의 근원이 미국발 인플레이션 속도에 있었다면 지금은 지정학적 문제, 즉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에 시장이 잔뜩 움츠러든 모습이다.
이날 오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모두 3% 가까운 낙폭을 보이며 크게 하락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진행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에 큰 영향을 받은 모습이다.
당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은 금값이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2일 1그램(g)당 금 시세는 7만3200원까지 올랐다. 한 돈(3.75g) 가격은 종가 기준 27만4500원까지 올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긴장이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자극한 양상이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 우려를 부채질 하고 있는 점도 금 가격에 상승 압박을 가하고 있다.
증시도 큰 충격을 받았다. 지난 23일까지만 해도 관망세가 보이는 듯 싶었으나 이날 들어 러‧우 양국간 충돌이 가시화되자 하락세로 빠르게 방향을 잡은 모습이다. 이날 오후 현재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 내 전 종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들도 낙폭이 약 5%에 달하며, LG화학은 6% 가까운 낙폭을 나타내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남아 있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배당주로 향하고 있다. 최근 평균 배당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집계된 HMM‧삼성증권‧현대중공업지주‧JB금융지주‧BNK금융지주 등의 종목에 많은 시선이 쏠렸으나 이날 오후 현재 이들 종목마저도 하락세를 면치는 못하고 있다.
가상자산의 상황은 더욱 절망적이다. 한때 ‘디지털 금’으로 각광 받으며 환율‧주식의 불확실성을 제거(헷징)해줄 수단으로까지 기대를 받았지만 최근의 모습을 보면 가상자산의 움직임은 ‘주식이 떨어질 땐 같이 떨어지고, 주식이 오를 때도 조금만 오르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어 헷징 수단으로서의 가치를 의심 받는 상황이다.
이날 금이 오르고 주식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8% 떨어진 개당 약 4300만원, 이더리움의 경우 전일 대비 약 11% 급락한 개당 295만원을 기록 중이다. 양대 투자 자산의 방향성이 갈라지는 때에 금보다는 주식, 안전자산보다는 위험자산과 동조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가 장기화되더라도 주식시장의 영향이 장기화되진 않을 것”이라면서 “미 연준(Fed)의 강력한 긴축이 겹친다고 해도 향후 1~2개월이 불확실성의 정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