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침공을 감행한 지난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각자의 안보관을 대변하는 듯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먼저 이 후보는 "우리와 관계도 없는 나라 전쟁으로 주가가 덜어지고 있다"며 "평화가 곧 경제"라고 했고, 윤 후보는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고 힘을 통한 평화를 구축하겠다"고 말해 안보관의 차이를 드러냈다.
그는 “지구 반대편 우리와 관계도 없는 나라에서 전쟁이 나도 우리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며 “경제는 안정 속에 성장하는 것”이고 말했다. 이 후보가 경제 안정을 위해서는 평화와 안보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정치 지도자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전쟁 위기를 고조 시키는 일”이라며 “(윤 후보가) 안보 불안 조성하면 보수에게 표가 온다는 과거의 미신을 믿는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서도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각각 다른 입장을 보였다.(자료사진)/사진=양 후보 캠프 제공
그러나 전 세계를 3차 대전의 공포로 몰아 넣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남의 나라 일"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이 후보의 발언이 부적절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대해) '지구 반대편 남의 나라 일'이라며 '우리와 아무 관계도 없는, 경제적 관련이 영점 몇 퍼센트인 나라가 전쟁이 났는데 우리 주가가 떨어졌다'면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다"고 비판했다.
장영일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이 후보는) 국민 안전과 국제사회와의 공조 그리고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및 에너지·원자재 수급 대책 등 시급한 현안은 뒷전이고 오로지 주식 이야기만 한다"며 "집권 여당의 대선 후보인지 주식 1타 강사인지 헷갈린다"고 맹공을 가했다.
"남의 나라일"이라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 당사에서 민주당 긴급 안보·경제 연석 회의를 개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우리 교민의 안전을 위해 정부가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한다”며 “전쟁은 이기더라도 공멸, 평화가 곧 경제고 밥”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도 우크라이나 사태를 직접 언급하면서 '한미동맹 강화와 힘을 통한 평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윤 후보가 '힘을 통한 평화'라는 강경 메시지 통해 보수층 표심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이날 "동맹국이 없는 '비동맹' 국가의 외교적 설움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 이번 사태"라며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고 힘을 통한 평화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를 겨냥해서는 "우크라이나 상황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이를 지구 반대편 나라의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21세기 국제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대한민국도 냉정한 선택을 해야 한다. 말로만 외치는 종전 선언과 평화 협정이 결코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고 힘을 통한 평화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종전 선언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한미동맹과 국제사회와 공고한 협력을 바탕으로 북의 도발을 막고, 한반도를 안정화시킬 실질적인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대통령'을 강조하고 나선 이재명 후보와 '힘을 통한 평화'를 강조하면서 보수층 결집을 시도하고 있는 윤석열 후보, 두 양강 후보의 엇갈린 안보관에 유권자들이 표심이 어느 쪽으로 향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