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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치고 이재명 받은 심상정 안철수

2022-02-26 00:13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오늘은 지난 21일 TV토론과는 조금은 다른 듯 비슷한 분위기가 전개됐다. 

지난 토론 때처럼 단일화 협상 상대였던 윤석열을 향한 안철수의 공격은 매서웠고, 양강인 이재명과 윤석열은 여전히 치열한 감정대립을 보였드며, 그들 속에서 심상정은 모든 후보를, 특히 양강 후보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몰아세웠다. 

그러나 지난 번 토론과는 달리 이재명은 심상정과 안철수에게 한껏 공감대를 만들려고 애쓰며 자세도 낮췄고, 그런 이재명에게 심상정이나 안철수는 지난 토론보다는 훨씬 부드러워졌다. 

이재명-심상정-안철수의 '이상야릇한' 분위기 속에서 윤석열은 이재명에 대한 공격은 세차게 몰아쳤지만, 자신을 곤란하게 하는 심상정 안철수에게는 별반 방어를 취하지도 않았다.

중앙선관위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TV토론회가 정치를 주제로 2월25일 서울 상암동 SBS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토론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인터넷신문협회

그럼에도 '정치'를 주제로 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25일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TV토론회는 '4인 4색' 서로 다른 후보들 분위기가 돋보인 시간이었다.

각 후보들의 자신감과 정치적 계산이 충돌하는 가운데, 전체적으로 자기 이미지를 내세우고 상대 표심을 깎아내리려는 정치공학적 입장이 잇달아 나왔다.

간간이 '성남시 대장동 의혹'에 따른 충돌 등 이전 TV토론에서 수차례 나왔던 기존 이슈가 돌출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정치 개혁'이 주요 쟁점으로 다루어졌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정치 경험 부족을 잇달아 지적하며 자신의 관록을 역으로 드러냈다.

안 후보는 윤 후보에게 "당선되면 180석 거대 야당의 '여소야대' 정국이 된다, 극복 방안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과거 김대중 정부 때도 79석으로 집권해 거대 야당을 상대했다"며 "국민이 선출한 정부가 일하지 못하게 180석으로 방해를 하다면 그건 헌법이 명령한 그런 뜻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웃으면서 "실제로 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아실 것"이라며 "(윤 후보가) 국회의원 경험이 없어서 우려의 목소리를 제가 대신 내준다면 헌법 정신도 좋지만 실제로 국회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중앙선관위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TV토론회가 정치를 주제로 2월25일 서울 상암동 SBS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사진=민주당 선대위 제공


중앙선관위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TV토론회가 정치를 주제로 2월25일 서울 상암동 SBS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민주당 선대위 제공

이날 토론회에서 정작 자신감을 가장 많이 드러낸 것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다. 

이 후보는 시종일관 '정치개혁' 이슈를 주도하며 각 후보들에게 '이에 동의하냐'고 거듭 물어보면서 자신의 공약을 어필했다.

기회만 있으면 안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에게 '공감한다', '맞는 말씀'이라면서 러브콜을 보냈을 정도다.

이 후보는 민주당이 발표한 정치 개혁안을 일일이 설명한 후 "안 후보님 (민주당 정치개혁안에) 동의하시죠"라고 물었고, 이에 안 후보가 "만약 (민주당) 의총을 통과할 것인가"라고 되묻자 "의총에서 결정되도록 하겠다"며 즉답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윤 후보님은 어렵겠느냐"며 견제구를 날렸다. 윤 후보는 이에 긍정적인 답을 남겼지만, 이 후보는 "반대한다고 생각하겠다"며 거듭 선을 긋고 나섰다. 정치 개혁 찬성과 반대 이미지를 굳히려는 모양새였다.

이날 토론에서 각 후보들을 잇달아 견제하고 나선 것은 심 후보다.

심 후보는 이 후보의 다당제 구축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대선을 코앞에 두고 이제서야 정치 개혁안을 꺼낸 집권여당의 배경에 의문을 표하며 견제구를 날렸다.

중앙선관위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TV토론회가 정치를 주제로 2월25일 서울 상암동 SBS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토론석으로 가고 있다./사진=인터넷신문협회

심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지금 당장 의원총회를 통해 이를 추인하고 추진하라는 것, 지난 20년간 민주당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점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정의당은 진정성 있는 정치개혁에 대해 언제라도 지지해 왔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서는 "박근혜 씨는 국정농단 중범죄자냐, 부당한 정치 탄압을 받은 것이냐"고 물었다. 윤 후보가 이에 "저는 검사로서 제가 맡은 일을 한 것"이라며 "제가 처리한 사건과 관련해 이러쿵저러쿵 정치적 평가를 하는 것은 직업 윤리상 (맞지 않다)"고 답했다.

이에 심 후보는 "직접 수사했고 20년 실형을 받았는데 법적 판결 난 것을 말 못 하고 쩔쩔매느냐"고 재차 윤 후보를 몰아세웠다.

윤 후보는 이날 지속적으로 이 후보에 대한 비판에 집중하면서, 여론조사에서 초접전 양상으로 접어든 것에 대한 초조함을 역으로 드러냈다. 이날 토론에서 윤 후보에게서 승자의 여유는 보이지 않았고 맹렬히 공격해 들어가려는 의지와 자신감만 돋보였다.

최근 야권 단일화에 대해 결렬 선언하고 나선 안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심 후보가 '단일화 가능성이 열려 있느냐'고 묻자 "그건 이미 다 끝난 일"이라고 못 박으며 '마이웨이' 노선을 재확인했다.

대선을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안 후보의 자신감과 결연한 의지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중앙선관위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TV토론회가 정치를 주제로 2월25일 서울 상암동 SBS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토론석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인터넷신문협회

마지막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이 후보는 "거대 양당의 독점 체제, 적대적 공생관계 이제 깨고 국정에 참여할 기회를 소수당에 줘야 한다"며 "심상정 후보가 의총이라도 하라고 했는데, 반드시 하겠다는 말씀 드린다"고 재차 약속했다.

심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정의당에 주시는 한 표, 가장 영향력 있는 '산 표'가 될 것이라고 국민 여러분께 말씀드린다"고 호소했다.

안 후보는 "지금 기업은 일류인데 정치는 사류에 머물고 있다"며 "기득권 양당이 국민세금 나눠먹기를 하기 때문에 이런 구태정치가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를 만들어서 많은 사람을 고통에 겪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마무리 발언으로 "전 26년간 국민을 괴롭히고 약탈하는 부정 부패와 싸워왔다, 인사 불이익도 여러번 받았다"며 "전 검사직을 수행하면서 개인적 사익을 쫓은 적이 없다, 비정치인인 8개월밖에 안된 신출내기를 이 자리까지 불러준 이유는 이 나라의 흐트러진 법과 상식을 분명히 세우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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