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앞으로 2~3년 내 저공해차 지원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 일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열풍이 잦아들게 될지 관심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혁신성장 빅3(시스템반도체·미래차·바이오헬스) 추진 회의에서 "LPG·CNG 차량은 2024년부터, 하이브리드 차량은 2025년 또는 2026년부터 저공해차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아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준대형세단 K8 하이브리드, 플래그십 세단 K9,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사진=미디어펜
현재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 수소차와 함께 저공해차로 분류돼 세제혜택 등 각종 지원을 받는다.
개별소비세의 경우 100만원 한도 내에서 전액 감면받을 수 있고, 교육세와 부가가치세를 포함하면 142만원의 세제혜택이 주어진다. 취득세도 40만원까지 공제받는다. 운행 기간 동안에는 공영주차장, 도심통행료도 할인받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세단 등 다양한 하이브리드 차종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환경오염 이슈와 함께 환경규제 강화로 인해 디젤 SUV들이 하이브리드로 교체되는 추세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올해 주력 차종인 XM3의 하이브리드모델을 출시해 이 같은 시장분위기에 발 맞출 예정이다. 다만 세제혜택 등이 사라지면 이같은 하이브리드의 인기가 이어질 것인지는 지켜봐야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디젤이 친환경으로 분류 됐던 시기에도 이런 해택이 줄어들며 하이브리드로 대세가 바뀐바 있는 만큼 인기가 반감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특히 디젤과 마찬가지로 가솔린 모델보다 약 300만원가량 차 값이 비싼 만큼 세제혜택이 없이는 가격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에 업계에서는 전기차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하이브리드의 매력이 떨어질 경우 소비자들이 전기차로 이동하기보다는 내연기관차를 택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연기관 기반의 하이브리드 수요를 전기차나 수소차로 유도하겠다는 게 정부의 의도인 것으로 보이지만, 충전인프라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지 않은 상태에서 하이브리드에 대한 해택을 줄이면 소비자들은 내연기관차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이는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오히려 떨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유수의 국가에서 적용될 것으로 전망되는 LCA(전주기적평가) 관점에서는 하이브리드가 전기차보다 오히려 더 친환경 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전세계 평균 발전원별 발전량 기준 80kWh(키로와트아워)급 중형 전기차는 배터리 제조 및 재활용 방법에 따라 최대 28.2t CO2-eq의 배출량을 보였다. 반면 같은 급 하이브리드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7.5t CO2-eq로 오히려 낮았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화력발전 비중이 월등히 높은 상황에서, 에너지 생산 과정까지 고려한 LCA로 비교하면 하이브리드차의 친환경성이 전기차보다 못할 게 없다는 것이다.
다만, 그동안 하이브리드차가 많이 대중화된 만큼 세제혜택이 사라진다고 수요가 급격하게 줄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연료비 부담이 적으면서도 충전의 번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의 구매비용 부담을 안더라도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하는 사례는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 속에서 하이브리드차는 일반 내연기관차들에 비해 출고 대기기간도 긴 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19년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중단된 뒤에도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오히려 늘었다"며 "연비와 성능 등 기술력 향상과 소비자 인식 개선 등으로 하이브리드차 자체의 경쟁력이 높아진 만큼 세제혜택 중단 영향이 심각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세제혜택이 중단되는 시점부터 몇 달은 판매절벽이 불가피하겠지만 길게 놓고 보면 전기차로 완전 대체되기 전까지는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선호도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