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신축 붕괴 아파트 사고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지만, 도시정비사업에서의 아이파크 입지는 굳건하다. 사고 이후 '아이파크 보이콧' 등 HDC현산의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왔음에도 올해 들어 연이어 수주고를 올리고 있어서다. 아이파크 이미지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HDC현대산업개발 본사 전경./사진=HDC현대산업개발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신 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전날 열린 해당 사업지 시공자 선정총회에서 총회에 참석한 800명 중 739명의 표를 얻어 92.4% 득표율로 시공권을 따냈다. 2826억원 규모의 해당 사업지는 HDC현산과 코오롱글로벌이 수주전을 벌인 곳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믿고 지지해 주신 조합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조합원님들의 깊은 뜻을 헤아려 안심하고 거주하며 강북권의 복합문화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주거공간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업지는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 부지와 인접해 있어 역세권의 라이프 플랫폼을 공유하며 좋은 동네를 만들어가고, 나아가 강북권의 지역 발전을 도모하며 도시의 성장을 이끌어갈 것"이라 덧붙였다.
월계동신아파트는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지난 1983년 지어진 총 864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이번 재건축을 통해 지하 4층~지상 최고 25층 총 14개 동에 1070가구와 부대 복리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
HDC현대사업개발은 앞서 이달 초에도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지의 시공권을 획득했다. 관양현대아파트는 현재 지상 최고 15층, 12개 동, 904가구다.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32층, 15개 동, 1305가구로 탈바꿈된다. 추정 공사비는 4200억원이다.
해당 사업지는 광주 붕괴사고 이전까지 수주전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확실하게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었던 곳이다.
하지만 붕괴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 시공 능력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발과 불신이 커지면서 불리해졌다는 관측이 있었음에도 파격적인 제안으로 관양 현대아파트를 품에 안았다. 당시 업계에서는 해당 사업지 수주 여부에 따라 HDC현대산업개발의 정비사업 입지 향방이 정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이같이 HDC현대산업개발이 알짜 사업지들을 연이어 따내면서 사고로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최근 HDC현대산업개발도 이미지 극복을 위해 내부적으로도 움직임이 분주한 모습이다. 사고 이후 비상안전위원회를 신설한 HDC현대산업개발은 정익희 부사장을 최고안전책임자(CSO)로 신규 선임하고 30년 구조 안전 보증의 토대를 마련하겠단 의지를 내비쳤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정익희 CSO에 대해 "외부 출신의 현장 전문가로서 향후 투명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HDC현대산업개발 현장의 안전과 품질관리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선임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정 CSO는 구체적으로는 안전체계 고도화, 점검, 재해 분석 및 대책 수립 등의 안전 관련 업무를 맡게됐다. 특히 내·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시공혁신단'(가칭)을 운영하는 등 품질·환경 분야의 컨트롤 타워로서 현장 시공·품질관리 전반에 대한 권한을 바탕으로 30년 구조 안전 보증을 위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로 넘어야할 산이 많은 상황에서 연이은 수주 행보는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라며 "특히 아이파크가 그동안 수요자와 쌓아온 신뢰도가 있기 때문에 이번 수주는 이미지가 완전히 바닥까지 떨어지지 않았다는 방증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도 수주를 이어가면서 이미지를 천천히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