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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경제-ing] 삼성·LG, '법적 분쟁' 끝내기 합의…'주거니 받거니' 승리의 조건?

2015-03-31 17:02 | 김세헌 기자 | betterman89@gmail.com

[미디어펜=김세헌기자] 이른바 '세탁기 분쟁'과 관련해 삼성과 LG가 법적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됐지만, 양 측의 그동안 대립 행보는 여전한 논란거리로 남을 전망이다.   

삼성과 LG. 대한민국 경제사를 이야기 할 때 이 두 기업은 그야말로 가장 ‘핫’한 이슈를 내놓는 대표적인 곳으로 꼽힌다. 특히 이들은 1, 2위를 다투며 치열한 시장 쟁탈전을 펼쳐왔다. 반세기 가까이 펼쳐 온 경쟁 과정을 보면 흥미로움 그 자체다.

그리고 그 일련의 과정은 대한민국 산업 발전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자, 화학, 금융을 비롯한 주요 산업 부문에서 이들의 입지와 상징성은 말그대로 ‘무너지지 않는 아성’과 궤를 같이 한다.

   
 

삼성과 LG는 서로 매우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두 그룹의 창업주인 삼성 이병철 회장과 LG 구인회 회장은 출신 지역이 같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벌인 지역도 같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초등학교도 함께 다녀 이미 어렸을 때부터 아는 사이였다. 성인이 돼서는 사업을 같이 벌이기도 했다. 특히 이병철 회장과 구인회 회장은 사돈 관계였으니, 이를 두고 이들의 인연이 마치 인연을 가장한 계획이 아니었나라는 말까지 돌았다고 한다.

이들 창업주가 세운 삼성과 LG, 두 기업은 그동안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 1등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힘써왔다. 그리고 서로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 왔다.

무엇보다 두 기업이 지금과 같은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는 데 있어 하나의 동기 요소로 작용한 것은 바로 ‘남다른 경쟁’으로 집중된다.

한편으론 경쟁이 가열된 나머지 너 죽고 나 살기 식의 이전투구를 벌이는 속에서 본래의 목적을 상실한 의미 없는 소모전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세탁기 분쟁’ 역시 이러한 틀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기업들 간에 벌어지는 경쟁을 흔히 ‘라이벌'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기업사에 깊은 발자국을 남기며 걸어온 삼성과 LG는 라이벌 관계를 통해 존속과 성장의 역사를 거듭해왔다.

때는 지난 2001년 가을, 삼성전자는 당시 SK텔레콤의 한 사업장에서 열린 3세대 이동 전화 서비스 시연회에서 완벽한 서비스를 보여 호평을 받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LG전자는 장비와 단말기가 작동되지 않아 서비스에 나선 SK텔레콤을 당황케 한 적이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LG전자 임원진은시연 실패에 당황한 나머지 점심식사마저 뒤로 하고 황급히 자리를 빠져나가는 촌극을 연출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놓았으며, 이는 문제의 발단이 됐다. 삼성이 이같이 LG를 공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었다.

이에 격분한 LG는 “정상 작동하던 장비가 시범행사 때 잠시 다운된 것을 놓고 삼성이 과대포장했다. (삼성은) 소설 <상도>를 더 읽어봐야 할 것”이라며 맞불을 놓아 논란의 불이 점화됐다.

하지만 이에 앞서 삼성과 LG는 KT에서 3세대 이동통신 제품을 놓고 테스트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 시연회에서는 LG의 제품이 삼성의 제품을 압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LG가 이 사실을 일부 언론에 노출시켜 삼성을 난처하게 했다는 것이다.

이번 두 기업의 ‘세탁기 분쟁’ 역시 종전 사건들과 다를 바 없다는 평가다. 대한민국 대표 기업에서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의 전환 기로에 서 있는 이들의 경쟁이 어떻게 변화돼야 하는가에 대해 자성하는 계기기 돼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나아가 국내 기업 간 경쟁이 갖는 의미와 상생을 이루기 위해 바람직한 지향점이 무엇인가를 되돌아볼 수 있는 사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이 없었다면 지금의 LG가 존재할까. LG가 없었다면 지금의 삼성이 있었을까. 서로의 발전은 기회일까 위기일까. 서로를 '잘 아는 만큼' 최고를 향한 발걸음은 더 커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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