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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물가 고공행진...'인플레 공포' 엄습

2022-03-02 11:47 | 윤광원 취재본부장 | gwyoun1713@naver.com
[미디어펜=윤광원·구태경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수직 상승하면서, 국내 소비자물가 급등이 우려된다.

일각에선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여 년 만에 4%대로 올라설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오는 가운데, 석유류 가격 상승은 저소득층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우크라이나 사태 영향으로 배럴 당 100달러에 육박,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이날 현재 98.71 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1.85 달러 상승했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라 국내 석유류 가격도 치솟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국내 휘발유 가격과 연동되는 싱가포르 거래소의 국제 휘발유(92RON) 최근 평균 가격은 이미 배럴 당 110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날 기준 2월 4주차 국내 휘발유 가격은 리터 당 1739.79원으로, 전주 대비 21.39원 상승했고, 실내 등유는 1196.33원으로 20.37원, 자동차용 경유는 1564.49원으로 24.31원 각각 올랐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 사태 및 유로존(유로화 사용 지역) 소비자물가 급등으로 인한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우크라 사태 장기화 시 국내 휘발유 가격이 2000원대도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석유류 가격 상승은 생산자물가와 공업제품 가격 상승으로 직결되면서,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3.6%) 가운데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의 기여도는 1.44%포인트에 달해, 지난달 물가 상승분 중 40% 가량이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가격 상승의 결과다.

한국은행은 유가 상승을 반영해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1%로 올렸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 당 연평균 100달러로 오를 경우,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물가 상승률이 지난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여 만에 처음, 4%대에 진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물가는 지난해 10월(3.2%)에 9년 8개월 만의 3%대 상승률을 기록한 뒤 11월(3.8%), 12월(3.7%)에 이어 지난달까지 넉 달 째 3%대를 이어갔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유가가 100달러보다 더 높아질 경우, 물가 상승의 또 다른 요소가 되기 때문에, 실제 상승률은 4%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석유류 가격 상승 등, 물가 상승의 충격이 서민들에게 먼저 돌아간다는 것이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작년 4분기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가 지출한 연료비(광열 연료비·운송기구 연료비 합계)는 월 평균 8만 7706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9원(10.1%) 증가했다.

1분위의 가계 소득 대비 연료비 지출 비중은 8.3%로 전체 가구 평균(3.9%)의 두 배를 웃돈 반면, 5분위(소득 상위 20%)는 소득 대비 연료비 비중이 2.8%에 그쳤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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