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IT코리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단기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사태 장기화 시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업들은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리스크 최소화 방안을 모색하는 상황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국제사회 제재가 강화되는 등 현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사진=삼성전자 제공
러시아 현지에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사업을 진행 중인 기업들은 사태 추이를 면밀하게 살피고 있다. 단기 영향 보다는 장기 불확실성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예단하기 어렵다. 글로벌 금융제재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말했다.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는 당장 생상 차질 등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오는 반도체 필수가스인 네온과 크립톤을 비롯한 핵심소재인 팔라듐의 수급차질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특수가스에 대해 안전재고를 확보하고 있다는 이유다.
반도체 노광공정에 사용되는 네온은 지난해 전체 수입량의 28.3%(우크라이나 23.0%, 러시아 5.3%)가, 식각공정에 적용되는 크립톤전체 수입물량의 48.2% (우크라이나 30.7%, 러시아 17.5%)가 수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 가스 및 소재의 국제가격이 상승하면 반도체 업체들의 원가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슈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네온가스 가격이 7배 상승한 사례가 있다”며 “향후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가격상승에 따른 원가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패널 및 모듈 생산라인을 중국, 베트남, 한국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에 미치는 파장은 적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마트폰 산업의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내 러시아와 동유럽 비중은 각각 2.3%, 3.4% 수준이다. 하지만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원자재 가격이 더욱 상승할 수 있어 스마트폰 및 관련 부품 생산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TV와 가전 사업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생활가전 업체들의 러시아와 인접국인 CIS 매출 비중은 각각 1.4%, 2.7%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가 가전용 반도체 수출규제를 시행사면 러시아 현지 공장의 생산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러시아에 TV와 모니터 공장이 있고 LG전자는 TV, 모니터, 생활가전 공장을 운영 중이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