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시중은행 점포수가 지난해 230곳 폐점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인터넷과 모바일 등을 이용한 금융거래액이 하루 평균 7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화가 인터넷·모바일 금융 서비스로 금융권의 판도를 뒤바꾼 것. 은행권이 지점폐쇄를 가속화하면서 오프라인 경쟁력도 점차 쇠퇴하는 모습이다.
3일 은행연합회 은행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씨티·SC제일 등 시중은행의 영업점포(지점+출장소)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316곳으로 집계됐다. 1년 전 3546곳에 견줘 230곳 줄었다. 지점은 3139곳에서 2930곳으로 209곳, 출장소는 407곳에서 386곳으로 21곳 각각 감소했다.
시중은행 점포수가 지난해 230곳 폐점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인터넷과 모바일 등을 이용한 금융거래액이 하루 평균 7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점포수 감소와 함께 행원들의 일자리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시중은행의 총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6만 5183명으로 1년 전 6만 7561명 대비 2378명 감소했다. 1년 만에 2378개의 일자리가 증발한 셈이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화와 비용절감이 금융의 디지털화를 앞당기면서, 은행들의 외형 다이어트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실제 시중은행 점포수는 2019년 3784곳으로 1년 전 대비 50곳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이듬해 폐점 수가 238곳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230곳을 기록했다.
퇴직 행원 수도 2019년 507명에서 2020년 1570명으로 폭증한 뒤, 지난해 2378명으로 800여명 추가로 늘었다. 특히 올해는 은행권이 일제히 디지털금융 고도화에 나서고 있는 데다, 한국씨티은행도 소비자금융 철수를 앞두고 있어 퇴직하는 행원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이와 반대로 인터넷·모바일을 이용한 금융거래는 코로나19를 맞아 역대급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19개 국내은행과 우체국예금 고객 기준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의 하루 평균 이용금액은 70조 5541억원으로 1년 전 58조 9975억원 대비 19.6% 급증했다.
인터넷뱅킹 이용실적을 이용 건수로 분류해보면, 모바일뱅킹을 포함한 인터넷뱅킹은 하루 평균 1732만건으로 1년 전 대비 18% 증가했다.
특히 모바일뱅킹의 증가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모바일뱅킹 이용량은 22.9% 증가한 1436만건을 기록해 전체 인터넷뱅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년 전 79.6%에서 82.9%로 3.3%포인트(p) 증가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12조 8575억원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에서 18.2%로 늘었다.
인터넷뱅킹 등록자도 증가했다. 지난해 말 국내은행의 인터넷뱅킹 등록고객수는 1억 9086만명으로 1년 전 대비 9.4% 증가했다. 그중 모바일뱅킹 등록자는 1억 5337만명으로 13.5% 늘었다. 주체별로, 개인고객이 1억 7894만명을 기록해 전년 말 대비 9.4% 증가했고, 법인고객이 1192만명으로 10.2% 증가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에 이어 지방은행들도 최근 비대면 바람이 불면서 은행들의 외형축소는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라면서도 "은행들이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