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NH투자증권이 지난 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와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 후보로 현직 정영채 사장을 단독 추천하면서 사실상 3연임을 확정 지었다. 지난 2018년 대표 취임 당시 ‘이익 1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던 정 대표는 임기 중 옵티머스 사태 등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목표를 현실로 만들며 회사 입지를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NH투자증권이 지난 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 후보로 현직 정영채 사장(사진)을 단독 추천하면서 사실상 3연임을 확정 지었다. /사진=NH투자증권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영채 사장이 세 번째 연임에 성공하며 ‘부활’을 확정지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 후보로 정 사장을 단독 추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의 대표이사 연임안은 오는 23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대우증권 출신인 정영채 사장은 2005년 NH투자증권 전신인 우리투자증권에 기업금융(IB) 사업부 대표로 합류했다. 지난 2018년 사장직에 취임한 후 2020년 연임에 성공했으며, NH투자증권 창사 이후 처음으로 '3연임' 신기록을 이번에 세우게 됐다.
NH투자증권은 올해 들어서만 총 6차에 걸친 임추위를 통해 여러 후보자에 대한 검증 절차를 진행해 왔다. 불확실한 금융환경 속에서 경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역량, 자본시장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 옵티머스펀드 관련 전략적 사후 대응, 농업·농촌·농협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시너지 사업 개발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정 사장이 단독 후보로 추대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지난 2018년 대표로 취임한 정영채 대표는 당시 “5년 후 이익 1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하며 시선을 집중시켰다. 당시까지만 해도 먼 목표처럼 인식됐던 ‘1조원 클럽’의 꿈은 5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현실이 됐다. 지난 2017년 말 4592억원 수준이던 NH증권의 영업이익은 작년 1조3167억원으로 거의 3배가 됐다.
물론 정 대표의 임기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옵티머스펀드 사태였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펀드 최다 판매사라는 오명 속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으며, 특히 정영채 사장은 사기·배임 혐의로 고발까지 당했다가 최근에야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정영채 사장의 ‘옵티머스 대처법’은 업계 안팎에서도 많은 화제가 됐다. 회사 측은 사태 초기에 오히려 먼저 문제를 파악해 금융감독원에 신고하고 검찰 고발을 진행했다. 정 사장 역시 무혐의 입증을 위해 2017년부터 사용한 휴대폰 전부를 검찰에 먼저 제출하면서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옵티머스 사태가 아직 완벽하게 정리되진 않았지만, 남아 있는 상황들도 정영채 사장이 가장 잘 대처할 수 있으리라는 계산이 이번 ‘3연임’에도 깔려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영채 3기의 키워드는 ‘고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 발표한 신년사에서 정 사장은 “올해 금융환경이 지난해만큼 밝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고객중심의 운영체계와 조직문화를 지속 유지해 나간다면 여전히 우리에겐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연말 단행된 조직개편에서 정 사장은 투자은행(IB) 부문을 강화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올해부터의 과제는 IB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리테일 등 다양한 부문에 대한 강화, 그리고 사회·환경·지배구조(ESG) 관점의 운영체계 전환 등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