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유일한 러시아 상장지수펀드(ETF)가 하한가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부터 개인투자자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극적 타결에 이르면 가격이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투자에 들어갔지만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MSCI 모든 지수 내 러시아 주식에 대해 0.00001 가격을 적용한다“는 의견을 통보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유일한 러시아 상장지수펀드(ETF)가 하한가를 기록했다. 결국 한국거래소(사진)는 해당 ETF의 거래를 정지시켰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주식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KINDEX 러시아MSCI(합성)'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 4일 하한가로 추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이 종목은 전일 대비 가격제한폭(29.97%)까지 떨어진 1만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결국 한국거래소는 이날 장 마감 후 해당 ETF의 거래정지를 공지했다. 이 ETF는 러시아 관련 유일한 상품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것은 하한가를 기록한 상황에서도 개인들이 이 ETF를 약 1억원어치(1만534주) 순매수했다는 점이다. 해당상품 운용사인 한국투자운용이 지난 4일 홈페이지에서 "글로벌 시장 내 러시아 자산관련 금융투자상품의 위험이 현재기준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격매수 등을 자제해주시길 당부한다"는 내용을 공지했음에도 그렇다.
이미 개인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2일까지 8일 연속 매수 우위를 지속해오고 있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난달 24일부터 3일까지 거래량을 보면 개인 투자자는 해당 ETF를 246억584만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극적 타결에 이를 경우 다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은 기대와 다르게 흘러가는 양상이다. 이 ETF의 기초지수는 러시아 거래소 상장 종목 중 시장 대표성 요건을 충족한 종목으로 구성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러시아지수(MSCI Russia 25% Capped Index)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국제사회 제재 여파로 러시아 증시는 폭락했을 뿐더러 지난달 28일부터 휴장에 들어갔다.
MSCI는 러시아를 신흥국(EM) 지수에서 제외한 데 이어 오는 9일 종가를 기준으로 모든 지수 내 러시아 주식에 대해 사실상 0에 가까운 가격(0.00001)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이 정책은 'KINDEX 러시아MSCI(합성)'에도 적용되며, 주식 가격이 0에 수렴하는 오는 10일부터는 ETF도 사실상 '휴짓조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거래소 측 관계자는 “MSCI의 러시아 관련 지수 산출 방식 변경으로 인해 투자자가 적정 순자산가치(NAV) 값을 참고해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투자자 보호 및 시장 안정을 위해 거래를 정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