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무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치러진 사전투표에서 코로나19 확진‧격리자의 투표용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불거진 논란이다.
이에 선관위는 6일 오후 사과문을 통해 “유권자의 참정권 행사에 불편 드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며 “선거일 투표에서는 모든 선거인이 불편함 없이 안전하게 투표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선관위의 무능일 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현 정권을 질타했다. 선관위 인사를 민주당 편향 인사로 한 것부터가 문제의 시작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민주당은 선관위에 쓴 소리를 내놓으면서도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감싸는 모양새다.
지난 3월 4일과 5일 이틀에 걸쳐 실시된 제20대 대통령 선출 사전투표 부실관리 문제에 3월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안위 소회의실에서 여야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선관위 박찬진 사무차장(왼쪽 끝자리)이 현안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7일 확대선거대책본부회의에서 “부실관리는 단순한 행정부실을 넘어 이 정권이 자유민주주의 원칙 얼마나 가볍게 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관위가 민주주의 보루라는 헌법기관으로서의 사명감 가졌다면 쓰레기봉투, 택배박스를 투표함으로쓰는 엉터리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역사상 유례없을 정도의 비정상”이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과거 어느 정부도 중요한 선거 앞두고 선거관리소관부처 장관에 현역 여당 의원을 앉히지 않았다”며 “선관위 역시 이재명 후보에게 무죄 선고를 내린 대법관 출신 여당 선관위원장”이라고 일갈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경제선진국 대민에서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후진적 행태가 발생했다”며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고 쏘아 붙였다.
그러면서 사전투표 전 국민의힘이 투표 마감시간을 3시간 연장하자는 법안을 제출했지만, 선관위가 기존 제도로 충분하다고 하면서 이를 반려한 사실을 언급하며 “격론 끝에 겨우 19시30분까지 한시간 반만 연장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관위의 오만하고 무사 안일한 태도가 대형사고를 냈다. 민주당과 선관위의 합작품”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을 직격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 역시 가볍지 않다”며 “헌정 사상 유례없이 법무장관과 행안부장관에 민주당 현역의원을 임명한 채 불공정 선거관리를 조장한 몸체가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끝까지 불공정 선거 관리를 버티기 해온 문 대통령의 유체이탈식 유감 표명은 아연실색할 일”이라며 “국민들 앞에 사과해야 마땅할 사안”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논란은 문 정권의 무능과 오만이 불러온 대참사”라고 지적했다.
지난 3월 4, 5일에 실시된 제20대 대통령 선출 사전투표 부실관리 문제에 3월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안위 소회의실에서 여야 의원들과 중앙선관위 박찬진 사무차장이 참석하였다. /사진 =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더불어민주당도 선관위에 쓴 소리를 내놓았지만, 재발방지에 초점을 둔 입장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7일 MBC 라디오에서 사전 투표 부실 관리 논란에 대해 “선관위에서 책임을 지는 게 맞다”면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책임 있는 사람의 거취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한 것에 “동의한다”고 했다.
또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장 국민께서 납득할 수 있도록 준비 미흡에 대해 사과하고 원인 규명 및 관계자 문책, 3월 9일 선거일 재발 방지대책을 내놔야 한다”면서도 “일단 내일모레가 선거인데 선거를 마무리 하고 이에 대해 소관 상임위에서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한편 이낙연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선관위의 1차 입장 표명에 대해 “입장 표명이 왜 이리 불성실한가”라며 “이것을 해명과 사과라고 받아들일 수 있겠나. 어디가 고장 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선관위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사전투표에 불편을 드려 매우 안타깝고, 송구하다”면서도 “이번에 실시한 임시 기표소 투표 방법은 법과 규정에 따른 것이다. 모든 과정에 정당 추천 참관인의 참관을 보장해 절대 부정의 소지는 없다”고 했다.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2차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어 7일 오전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보고할 방침이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