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증권가에서는 대선 후보의 공약과 관련된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면서도, 증시의 향방은 결국 경기가 좌우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국내 증시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은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대국민 메시지 발표에 앞서 꽃다발을 든 채 인사를 하는 윤 당선인의 모습.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이날 새 정부 탄생 기대감 및 국제 유가 하락, 미국 등 글로벌 증시의 훈풍으로 상승 출발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46포인트(1.47%) 상승한 2660.86으로, 첫 거래를 시작했다.
오전 10시 40분 기준 코스피는 장 초반보다 상승폭을 확대해 2676.35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07억원, 1568억원어치씩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개인은 1778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선 모습이다.
전장 대비 14.91p(1.71%) 상승한 885.05로 출발한 코스닥 역시 상승 폭을 키워 나가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20.29p(2.33%) 상승한 890.43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17억원, 1217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개인은 126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그간 약세를 면치 못했던 국내 대표 기술성장주 네이버와 카카오가 장 초반 급등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플랫폼 기업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윤 당선인은 공정경제 분야에서 플랫폼 기업 규제에 대해 불공정 행위 규제, 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를 약속하고 ‘필요 시 최소 규제’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건설주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오전 10시 51분 기준 GS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HDC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DL이엔씨, 대우건설 등 건설 대표주의 평균 상승률은 5.61%에 달한다.
건설 업종은 윤 후보 당선 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혀왔다. 윤 후보는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임기 내 25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인상, 재건축 규제 완화, 양도소득세·재산세 부담 완화 등 부동산 거래 활성화 공약도 내놓았다.
원자력발전주 역시 강세다. 두산중공업, 보성파워텍, 우리기술 등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탈원전 기조를 유지해온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 당선인은 원자력 발전 비중을 30%로 유지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원전 개발 지원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증권가에서는 이처럼 윤 후보의 대선 공약들과 관련한 신성장산업, 에너지, 건설·건자재, 금융 관련 업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증시의 향방은 결국 경기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시는 정권 말 정책 공백 이후 불확실성 해소 관점에서, 일부 탄력을 얻을 수 있다”면서도 “추세는 결국 경기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대선 이후 증시 흐름은 경기의 방향을 따라갔고 정치 이벤트가 반전의 포인트가 되지 못했다는 게, 최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정부의 정책 방향이 섹터별로 주는 영향은 다를 수 있다”면서 “신성장 산업, 에너지, 건설·건자재, 금융 업종에 있어 공약 영향력이 클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대외 경기의 영향력이 큰 수출 경제의 특성상, 임기 초 코스피 수익률이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패턴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기존 정부와 정책 기조가 달라지는 분야에 대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정권 1~2년차 경기부양적 재정정책에 따른 내수소비 수혜는 기대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단기에는 이전 정부와 정책 기조가 달라지는 분야(내수소비·건설·원전) 분야 수혜가 예상된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제 발전방향과 연관되는 IT, 모빌리티, 바이오헬스, 이동통신, 우주항공, 로봇, 블록체인, 메타버스 분야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