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보험회사들이 소방관, 경찰관, 경호원, 택배기사 등 고위험 직군의 보험 가입을 여전히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직업 특성상 위험도가 크다는 이유로 높은 보험료를 지불하거나 가입이 거절되는 등, 차별받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금융당국은 지난 2018년 상반기부터 생명·손해보험협회를 통해 개별 보험사의 고위험 직종 종사자의 일부 보험상품 가입비율과 거절 직군 수 등을 공시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가입률이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직업의 위험도에 따라 저위험(A등급), 중위험(B‧C등급), 고위험(D‧E등급)으로 나누고 있는데, 보험사는 이를 바탕으로 심사기준을 마련해 상해보험, 실손보험 가입 시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거나 인수를 거절하기도 한다.
10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가입자 중 위험 직군 가입 비율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7%포인트, 1.0%포인트 상승한 5.4%, 9.0%로 여전히 10% 미만에 그쳤다.
위험 직군 가입비율은 최근 1년 간 맺은 전체 신계약 중 상해 위험등급 3등급(보험개발원 직업등급표 기준 D·E등급) 가입자가 포함된 계약 건수의 비율을 뜻한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생보사는 한화생명이 10.1%로 가장 높았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8.9%, 8.0%를 나타냈다. 이어 푸본현대생명 7.6%, 신한라이프 6.5%, NH농협생명 6.3%, KDB생명 5.9%, 흥국생명 2.9%, 동양생명 1.1%, ABL생명 1.05%, 미래에셋생명 1.0%로 집계됐다.
손보사의 경우 삼성화재가 10.8%로 위험직군 가입비율이 가장 높았다. KB손해보험이 10.7%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한화손해보험과 흥국화재가 각각 10.5%, 10.1%를 기록했다. 이 외 DB손해보험 9.9%, 메리츠화재 9.3%, MG손해보험 8.5%, 롯데손해보험 7.2%, 현대해상 6.5%, NH농협손해보험 6.0%로 나타났다.
다만 금융감독원이 2020년 7월 ‘보험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한 불합리한 보험 약관 개선 추진’의 일환으로, 합리적 근거 없이 특정 직업 또는 직종 종사자의 보험 가입을 거절하지 못하도록 표준사업방법서에 근거 조항을 마련하고 지난해 1월부터 개정 내용이 전면 적용되면서, 위험 직군 가입비율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7월부터 판매되고 있는 4세대 실손보험도 위험직군 가입비율을 올리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4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는 비급여 보험료 차등제를 도입해, 기존 상품보다 손해율 관리가 용이하다는 평가다. 이에 보험사들은 설계사 수수료를 인상하는 등, 4세대 실손보험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