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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대출규제 여파…울상인 '차주' 웃는 '은행', 해법은?

2022-03-14 13:27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최근 은행권의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익) 확대를 두고, 시장원리에 맡겨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편으로, 은행들이 시장 경쟁제한적 행위를 하는 지, 금융당국이 점검·조치를 해야 한다는 평가다. 

14일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은행 예대마진 상승의 요인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최근 시장금리 상승, 가계대출 경쟁 완화 및 규제 강화, 코로나19 등의 요인으로 은행 예대마진이 확대되고 있다"며 "은행의 예금 및 대출금리, 이에 따른 예대마진 등 가격 변수들은 시장에서 시장원리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은행권의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익) 확대를 두고 시장원리에 맡겨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편으로, 은행들이 시장 경쟁제한적 행위를 하는 지 금융당국이 점검·조치를 해야 한다는 평가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최근 은행권의 잔액기준 가중 평균 예대마진은 2018년 6월 말 2.35%를 정점으로 하락하다가, 2020년 10월 말 2.01%를 저점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말 2.21%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이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금리가 상승하면서, 예대마진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예대마진은 시장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거의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은행 예금은 계약기간 동안 고정금리형 상품이 대부분인 반면, 대출은 변동금리부 상품이 많은 편이다. 구조적 특성으로 금리가 인상하면 대출금리도 빠르게 반영돼 예대마진이 확대되고, 금리가 인하하면 마진이 적어지는 셈이다. 

현행 금리수준(1.25%)을 고려하면 여전히 완화적 통화책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한은은 지난 6개월간 금리를 0.75%포인트나 올린 상황이다. 

결을 같이 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020년 8월 0.83%를 저점으로 상승했는데, 은행권 예대마진도 같은 해 10월 2.01%를 저점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여파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를 넘보는가 하면, 신용대출 금리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예대마진 확대 배경 중 하나로, 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펼치면서 은행권의 대출경쟁을 완화한 것도 한 몫 한다고 지적했다. 

대출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하면 은행은 비용 절감, 마진 축소 등을 펼치며 대출 유치에 공을 기울인다. 하지만 지난해 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펼치면서, 은행들의 금리 인하 노력을 와해했다는 평가다. 

실제 은행들은 가계대출이 막히자, 풍선효과로 코로나19에 신음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기업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추후 대출금리가 오르면, 이들로부터 예대마진을 추가로 확보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은행권의 예대마진 확대를 두고 여론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이 선임연구위원은 예대마진 등 가격 변수들은 '시장원리'를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했다. 그는 "은행의 금리 및 예대마진 등은 가격 변수여서, 기본적으로 시장원리에 의해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시장에서 은행들의 경쟁제한 행위가 있는 지, 점검·조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은행권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대출 만기연장 및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를 시행하고 있어, 잠재 부실이 커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예대마진 확대로 늘어난 이익을 향후 부실 확대에 대비하는 '버퍼(충당금)'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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