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원·달러 환율이 1240원대에 진입하고 금리 불안이 가중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666조원까지 떨어져, 최근 6년새 최저치를 경신한 모습이다.
국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본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자금 유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지난달에만 국내 상장 주식 2조5800억원 어치를 팔고 나갔다. 2개월 연속 순매도세다.
반면 외인들은 상장 채권의 경우 3조9500억원을 순투자해, 지난달 총 1조3700억원을 순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은 작년 1월 이후 순투자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써 지난달 말 현재 외국인들은 상장 주식 724조9000억원, 상장 채권 221조9000억원 등 총 946조9000억원의 상장 증권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이와 같은 상황이 이달 들어 더욱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은 2091조원인데, 이 중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시총은 666조원으로 나타났다.
시총을 기준으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비중은 31.8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6년 2월 11일의 31.77% 이후, 6년 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난 2020년 초 40%에 육박할 정도로 컸던 외국인들의 비중이 빠르게 줄고 있는 것이다.
국내 주식에서 외인 투자비중이 줄고 있는 데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큰 변수로 작용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상황이 악화되기 시작한 지난달 중순부터, 외인들의 매도 공세가 더욱 빨라졌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부터 국내 증시를 압박하던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흐름도 상황을 부채질했다. 원·달러 환율이 1240원에 진입하는 등 빠르게 상승하면서, 외인들 관점에서 국내 주식의 메리트가 줄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통상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달러 이탈에 속도가 붙는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미국 금리의 경우 연준이 인상을 확실시 하면 오히려 악재를 털어내는 결과가 될 수 있지만, 러시아 사태를 포함한 다른 변수들에는 아직까지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최근의 자금유출 흐름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채 10년물 금리 상승, 달러가치 급등, 원유‧원자재 가격 상승 등 여러 불확실성이 겹치며, 신흥국 투자에 대한 메리트를 떨어트리고 있다”면서 “개인 투자자들로서는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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