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윤석열 제 20대 대통령 당선인의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 공약 기대감에 서울 주요 재건축 아파트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는 모양이다. 특히 최근 서울시가 '35층 룰'(아파트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규제) 폐지까지 발표하면서 재건축 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 시내 아파트 및 주택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4일 국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의원 11명은 지난 11일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낡은 아파트 등을 재건축할 때 거쳐야 하는 '안전진단' 문턱을 낮춰 주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내진 성능을 확보하지 못했거나 소방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건축물은 재건축 단계에서 안전진단을 생략할 수 있게 하고 △주거환경 중심 평가 시 구조 안전성 분야의 가중치를 30% 이상 되지 못하게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안전진단은 낡은 주택을 재건축할 때 꼭 거쳐야 하는 첫 관문이다. 현행법상 지은 지 30년이 넘으면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다. 다만 '아파트가 너무 낡아 위험하고, 살기 불편하다'는 것을 평가 및 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이 안전진단이다.
정밀안전진단 때는 △구조 안전성 △주거 환경 △건축 마감·설비 노후도 △비용 편익 등을 기준으로 평가 받는다. 이 가운데 구조 안전성은 건물 기울기 등 무너질 위험은 없는지를 평가한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안전진단을 강화하면서 평가항목 중 구조 안전성 비중을 20%에서 50%로 확대했다.
국민의힘 측에 따르면 이후 재건축 불가 판정이 16.5배 증가했다. 녹물이 나오는 등 낡아서 생활하기 불편한데 구조상 큰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재건축을 추진 못하는 아파트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윤 당선인은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해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준공 30년 이상 되면 정밀안전진단을 면제해 주고 △정밀안전진단 기준상 구조 안전성 가중치를 낮추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렇다 보니 서울 주요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강남구 일대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대선이 끝난 뒤 서울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 아파트의 호가가 전보다 높게 나오고 있고, 특히 시중에 나왔던 매물이 빠르게 모습을 감추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한양의 호가를 보면 전용면적 86㎡는 12억∼13억원, 전용 107㎡는 14억∼15억원대를 보였다. 전용 107㎡가 1년 전인 작년 3월 10억원(10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새 가격이 4억∼5억원 뛴 셈이다.
또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7차' 전용 144㎡는 지난달 50억원에 매매 계약을 맺었다. 2020년 12월 40억원에 거래된 이후 14개월 만에 10억원이나 뛰었다.
앞서 지난 1월엔 압구정 현대1차 196㎡가 80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3월 64억원에 팔린 후 10개월 만에 16억원 상승한 가격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가 이달 초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통해 35층 제한 규제를 제외시킨 것도 재건축 아파트 상승에 한 몫하고 있다. 서울시는 박원순 전 시장 시절 2013년 '한강변 관리계획'과 2014년 '2030 서울플랜' 등을 통해 3종 일반주거지역 최고 층수를 35층 이하로, 한강 수변 연접부는 15층 이하로 제한해왔다.
이번 규제 완화로 서울 전역에 초고층 아파트를 건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강남구 압구정3구역과 2구역 재건축 조합은 최고 49층 건축안을 내놨다. 2017년 49층으로 계획했다가 시의 심의에 막혀 35층으로 방향을 튼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고층으로 재건축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 건설 업계 관계자는 "앞서 정부가 강남 지역 하나 잡겠다고 무수한 규제를 꺼냈기 때문에 조금씩 완화만 해줘도 시장은 숨통이 트일 것"이라면서 "특히 35층 규제 완화 기대감도 시장 활력을 불어 넣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당선인의 정책 기조에 맞게 주택공급 활성화와 재건축 규제 완화 기조가 향후 재건축 사업의 황금기를 불러 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