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백내장 수술 등 비급여 항목의 빈번한 과잉진료로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이 치솟으면서 손해보험사들이 과잉진료가 의심되는 병원을 신고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섰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최근 백내장 수술 환자를 모으기 위해 과장·허위 광고를 낸 안과 병·의원 55곳을 불법 의료광고, 불법 환자유인 등의 혐의로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이 중 25개 병·의원은 관할 보건소로부터 불법 광고 삭제 및 수정 등 행정 조치가 내려졌으며 나머지 병·의원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KB손해보험은 보험금 청구 과다 안과 병·의원을 자체적으로 분석해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는 55곳을 추출했다. 이 병·의원들에 대해 현장 채증 및 홈페이지를 통해 위반 사항을 확인한 후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과장·허위 광고, 불법 환자유인 등의 혐의가 있는 안과 병·의원을 관할 보건소에 신고했다.
DB손해보험은 최근 의료인이 아닌 직원이 백내장 관련 수술 상담과 검사를 진행한 것으로 의심되는 서울·부산 소재 안과 병·의원 11곳을 의료법 위반 혐의로 보건당국에 신고했다. 이들 병·의원들은 상담실장으로 불리는 코디네이터를 통해 환자를 진찰하고 증상 검사를 진행한 뒤, 의사를 통해 백내장 수술을 시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12월에도 불법 의료광고로 백내장 다초점 렌즈 삽입술을 시행하는 43개 병원을 보건소에 신고 조치했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백내장 수술 관련 과잉진료가 심각한 5개 안과 병·의원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이는 보험사가 공정위에 병원을 제소한 첫 사례다. 현대해상이 제소한 병·의원들은 다초점 렌즈 비용 등 비급여 항목 가격을 인상해 수익을 보전하고, 브로커 등을 통해 환자에게 인근 오피스텔 숙박비나 교통비, 페이백 등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영업한 혐의를 받는다.
백내장 수술로 청구되는 실손보험금은 매년 급증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 관련 실손보험금은 2016년 779억원에서 2017년 1432억원, 2018년 2553억원, 2019년 4300억원, 2020년 648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1조원을 넘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손보사들은 지난해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은 130%를 넘어섰으며 손실액은 2조6000억~2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 실손보험료는 9~16% 인상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백내장 수술 관련 보험 재정 누수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불어났다”며 “의료법 위반 행위를 통해 보험금을 수령하게 되면 그 부담은 대다수의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실손보험 손해율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백내장 수술의 불법 행위를 막아 보험 가입자를 보호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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