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18일 오전 현판식을 갖고 공식 출범을 알렸다. 인수위원 24명 인선이 완료된 가운데, 이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8명이 '안철수 라인'으로 꼽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외교안보 및 정무사법행정 분과를 제외한 나머지 5개 분과 인수위원에 안철수 인수위원장 측 인사가 1~2명씩 들어가면서, 향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장차관 입각 등 정부 구성을 꾸릴 때까지 그 여파가 갈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당선인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하면서 '국민통합정부'를 전면에 내걸었다.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은 앞서 합당하기로 했지만 아직 당끼리의 유의미한 행보는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박주선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위원장이 3월 1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서 오찬 후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사진=인수위 제공
이에 따라 인수위가 앞으로 두달간 새 정부를 통합정부 방향으로 잡을지, 정당이 분리된 상황에서 연립하는 방향인 연합정부로 갈지 관심이 쏠린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의 인사 원칙에 대해 '특정 진영·지역·성별 칸막이 없이 전문성·능력 위주'라는 취지를 소개하면서 "필요한 인재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대한민국 땅끝까지 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당선인 또한 지난 13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국민통합은 실력 있는 사람을 뽑아서 국민을 제대로 모시고, 각 지역이 균형발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공정하게 부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은 "국민을 제대로 모시기 위해 각 분야에서 최고의 경륜과 실력이 있는 사람으로 모셔야 하지, 자리 나눠먹기 식으로 해서는 국민통합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18일 인수위가 현판식을 갖고 출범을 알린 이상, 어젠다 및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새 정부의 비전을 확립하고 국민에게 알리는 활동은 이제 시작이다.
인수위 및 당선인 특보단 구성을 보면 박근혜-이명박 정부 당시의 계파 인사가 일부 들어간 것에 대해서도 정치권 일각에서는 말이 나오고 있다.
'거대여당'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제 2의 MB정부가 될 것'이라는 비판이 벌써부터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인수위 구성과 관련해 18일 본보의 취재에 "윤 당선인이 넓게 멀리 보고 안철수 인수위원장 라인을 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인수위 초기부터 내부에서 잡음이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염두에 둔 인선으로 읽힌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우려되는 것은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간 합당 타임라인이 짜여진 것이 아닌데 정부 구성에서부터 양측이 부딪힐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라며 "코로나 위기 대응과 피해 복구, 민생 살리기를 최중요 어젠다로 놓고 인수위가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18일 열린 현판식에서 윤 당선인은 코로나 특위위원장까지 겸직한 안 인수위원장을 향해 "코로나가 다시 가파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에서는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 분들에 대한 신속한 손실 보상과 더불어 방역·의료 문제 등을 중점적으로 다뤄주시길 당부드린다"며 "또 다른 팬데믹이 올 경우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준비도 부탁드린다"고 언급했다.
인수위 인선이 하나된 모습으로 새 정부 출범까지 잘 이어갈지, 윤 당선인의 공언대로 진정한 국민통합정부를 이룰지 관심이 쏠린다. 18일부터 두달 뒤인 5월 10일 대통령 취임에 이르기까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