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지난주부터 대기업 채용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공개채용을 폐지하고 수시채용으로 전환한 기업들도 모처럼만에 채용 공고를 내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희망이 생기고 있다.
일각에선 공개 채용을 폐지한 기업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장기적으로 수시채용을 하는 것이 기업은 물론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에게 더 유리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기업이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때 적절한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LG그룹, 현대차그룹, 포스코, SK그룹이 지난주부터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 중이다.
일각에선 공개 채용을 폐지한 기업에 대한 원망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장기적으로 수시채용을 하는 것이 기업은 물론 일자리를 찾는 청년들에게 더 유리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기업이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때 적절한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채용 안내판을 보는 여성 구직자. /사진=미디어펜
현재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다수 기업들은 정기 공채를 폐지하고 수시 채용으로 전환한 상태다. 인크루트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수시 채용을 채용 방식으로 채택한 대기업이 3배 가까이 늘었다.
수시채용은 기업이 신규 사업에 진출하거나 인력 수요가 생겼을 때 채용공고를 통해 충원하는 채용 방식을 의미한다. 관련 직무 이해도와 수행력 평가가 중점적으로 이뤄진다. 대기업을 제외한 중견‧중소기업은 이미 수시채용으로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일부 취업자들 사이에서는 수시채용이 ‘특별채용’과 다를 게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채용 인원이 적고, 시기도 정해져 있지 않으며, 갑자기 공지가 나오고, 그마저도 인맥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되레 이런 점들이 수시 채용의 골자라고 이야기한다. 선진국의 경우 수시‧상시 채용이 일반적이고, 기업이 인원 충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때 검증된 구직자를 채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공채로 신입사원을 뽑았을 경우 효율과는 거리가 멀다. 우선 3주에서 8주 가량 신입사원 연수가 필요하고, 이후 연수원 성적이나 성향에 따라 직무를 배치한 뒤, 배치 받은 곳에서 또 다시 일정 기간의 교육을 받고 나면 업무에 투입되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수시채용은 해당 직무와 관련된 경험을 보유하고, 역량이 맞는 사람을 채용해 바로 현업에 투입시킬 수 있으니 시간과 비용이 절약된다. 수시 채용이 보편화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취업준비생 입장에선 정해진 기간에 대거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공채가 편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목표하는 기업을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관련 직무에 적합한 자격증을 따는 등 전략적으로 대비를 한다면 공채보다 더 효율적으로 취업 준비를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수시 채용은 이미 해외에 보편화된 제도로, 우리나라 기업들도 수시 채용을 적극 활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 있다고 강조한다.
김용춘 전경련 고용정책팀장은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기술이나 경영 환경 변화가 워낙 빠르다 보니 필요한 인력을 즉각 투입하기 위해 기업들이 수시채용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또 “우리나라는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다 보니 검증된 인재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며 “선진국에서는 이미 수시채용이 많이 정착돼 있다”고 했다.
현진권 자유인포럼 대표는 “고용은 기업이 필요할 때 상시로 채용하는 게 이득”이라며 “공채는 집단 문화를 만들어 직원들 간 배척하는 분위기를 양산하는 경향이 있어 기업 생산성에 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진국은 공공부문도 상시 고용을 하고 있다”며 “기수 개념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