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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원전·수소 앞세워 한전 '하드캐리' 강화

2022-03-21 13:57 | 나광호 기자 | n0430@naver.com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정부가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연기하면서 한국전력공사 수익성 개선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자회사 한국수력원자력이 실적 향상에 나서고 있다.

21일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에 따르면 지난달 발전사업자 등 전력거래소 회원사들의 정산단가는 kWh당 160.6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23원 가량 오른 것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46원 상승했다. 업체별로 보면 한수원이 73.6원으로 가장 낮았고, 남동발전·중부발전·서부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 등 다른 발전공기업들은 160~190원대로 나타났다. 

한수원 경주 본사/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이는 원자력(67.9원) 정산단가가 △유연탄(155.0원) △액화천연가스(LNG·247.1원) △태양광(195.1원) △풍력(196.5원) 보다 낮은 덕분으로, 실제로 한수원은 지난해 3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는 등 유일하게 네 자릿수를 기록했다. 반면, 중부발전과 동서발전은 각각 548억원·108억원에 그쳤으며, 남동발전·남부발전·서부발전은 적자를 냈다.

윤석열 당선인이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 등 발전량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비중을 30%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그간 탈원전 정책을 추진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 등 발전소 4기 가동을 촉구한 것도 호재로 꼽힌다. 

실제로 한수원은 최근 2차례에 걸쳐 1500억원 상당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이는 원전 건설을 위한 것으로, 부족분은 회사 자체 자금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체코 정부가 두코바니 지역에서 추진 중인 신규 발전소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이번 사업은 1200MW급 가압경수로 1기를 건설하는 것으로, 미국 WEC와 프랑스 EDF를 제치고 계약을 체결할 경우 최대 3기의 추가 신규 원전 사업에서도 유지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루마니아에서도 일진전기와 손잡고 체르나보다원전에 주변압기 2대와 보조 기자재를 공급하는 등 100억원 상당의 성과를 거뒀고, 삼중수소 제거 설비 및 방사능폐기물저장고 건설을 비롯한 후속 사업도 노리고 있다. 한수원은 이를 통해 유럽 가동원전 운영·정비(O&M) 시장 내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국내 청정수소 생산·발전량 1위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코하이젠과 손잡고 수소사업 밸류체인 확장도 모색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연료전지 발전사업 등 수소의 활용에 집중했으나, 충전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양사는 메가스테이션 등 수소충전소와 연계한 수소융복합사업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바라카 원전 1~4호기/사진=한국전력공사 제공


한수원은 국가철도공단과 함께 올해 안으로 영천역 인근 철도 유휴부지를 활용한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착수할 예정으로, 연료전지에 사용되는 도시가스를 농촌지역에 공급하는 사업도 병행하기로 했다. 철도 부지 내 수소충전소 등 융복합사업 개발을 위한 안전성 평가를 진행하고,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스마트팜 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신규 양수발전소 3곳 조성도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는 등 탄력을 받고 있다. 한수원은 충북 영동군에 2030년까지 500MW급, 강원도 홍천군에는 2032년까지 600MW급 발전소, 경기도 포천에도 2034년까지 700MW급 발전소를 구축할 방침이다.

양수발전소는 남는 전력을 이용해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올렸다가 전력이 부족할 때 하부댐으로 물을 떨어뜨려 전력을 생산하는 것으로, 재생에너지 증가로 간헐성·변동성 보완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 높은 정산단가가 단점으로 꼽히지만, 환경피해가 거의 없다는 점도 언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수원은 한전 국제원자력 대학원대학교·한국원자력산업협회와 협력, 원전 해체 전문인력과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면서 "차기 정부를 비롯해 각국 정부가 원전 수명을 연장한다는 전략이지만, 발전소 자체가 늘어나는 만큼 해체역량을 향상시키면 미래 먹거리 육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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