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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석 이끌 박홍근, '강한 야당' 선전포고

2022-03-25 08:35 | 김규태 차장 | suslater53@gmail.com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개혁과 민생을 야무지게 책임지는 강한 야당을 반드시 만들어 국민 기대에 부응하겠다. 반드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상임고문을 지키겠다. 누군가는 총칼을 맞더라도 이 험난한 고비를 앞장서서 넘어가야 한다."

172석을 이끌 더불어민주당 원내사령탑으로 3선 박홍근 의원이 24일 선출됐다.

이날 오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박홍근 의원은 3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끝에 새 원내대표로 뽑혔다.

박 원내대표 앞에 놓인 과제는 녹록치 않다. 대선 패배를 추스려야 하고 향후 펼쳐질 '여소야대' 정국에서 원내 다수당으로 개혁입법과 정권견제를 해내야 한다.

박 원내대표는 이를 잘 알고 있는듯 24일 당선 인사에서 "쇄신과 개혁 깃발을 들고 국민과 민생 속으로 들어가겠다"며 "개혁 입법도 늦출 수 없다. 민생 입법, 대장동 특검, 정치개혁 입법을 최대한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구체적인 방향은 제시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3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신임 원내대표로 박홍근 의원을 선출했다. 박홍근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박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을 마친 후 기자들을 만나 "핵심은 코로나 피해에 대한 완전하고 신속한 보상을 어떻게 실현할 것이냐"며 "수사권 분리 등 검찰개혁, 가짜뉴스 방지 등 언론개혁은 반드시 결과를 만들어내겠다. (윤석열)정부·여당(국민의힘)의 실정과 무능은 확실히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특히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와 관련해 "독선, 불통,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대하는 적대적 태도를 보면 심상치 않다"며 "정치 보복, 검찰 전횡이 현실화하지 않게 모든 걸 걸고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향후 172석이라는 거대 야당의 입법을 지휘하면서, 견제와 협치 사이에서 차기 윤석열 정부와의 관계를 정립해야 한다.

강경 투쟁에 집중하더라도 코로나 피해 극복 등 민생 현안에 대해서는 정부에 협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민생 문제에 주로 천착해온 시민운동가 출신의 3선 정치인이다. 당내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그룹의 막내격으로, 경희대 총학생회장 이후 시민운동에 뛰어들었다.

시민운동에 몸담으면서 자연스럽게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인연을 맺었고 '박원순계'로 분류됐다. 2014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현역 의원이면서 박 시장의 수행팀장 역할을 해 '박원순의 복심'으로 불렸다.

지난해 대선 경선 과정에서 중진 의원 중 처음으로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지지하면서 이 전 지사의 세력 확대에 일조했고, 이번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대선후보의 핵심 인사가 됐다.

박 원내대표가 172석의 방향타를 잡게 되면서 당내 역학구도에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당내에 '이재명 역할론'이 여전하다. 박 원내대표가 윤석열 정부와 대척점에 서게 되면서 이 전 지사의 영향력이 더 커질 전망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전 지사에 대한 조기등판론까지 떠오를 수 있다.

다만 '이낙연계' 박광온 의원이 박 원내대표와 함께 3차 결선투표까지 오르며 경합을 벌여, 친문 세력은 당내 존재감을 과시한 상태다.

박 원내대표로서는 이재명계와 이낙연계-친문 세력과의 화학적 결합을 유도해 당내 통합을 완성해야 하는 것이 또다른 숙제다.

더불어민주당은 3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신임 원내대표로 박홍근 의원을 선출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6·1 지방선거 또한 박 원내대표에게 지워진 과제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집권여당으로서 대부분의 광역단체를 휩쓸었지만 이번에 놓인 상황은 백중세이거나 불리한 곳이 많다.

당 쇄신을 통해 민주당을 탈바꿈시키고 최적의 후보 공천을 통해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격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민주당 주도권 쟁탈전에서 기존 주류인 친문 진영을 제치고 이재명계가 야당 첫 원내대표를 배출했다는 점에서 당 일각에서는 '주류 교체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이 계속해서 진영 논리에 갇혀 있을지, 이념보다 실용에 방점을 두고 전환하는 대개혁을 일으켜 국민들에게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여러모로 박 원내대표에게 지워진 짐의 무게가 상당하다. 앞으로의 1년이 기대되고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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