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일본 규슈대가 과거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포로를 상대로 한 잔혹한 생체실험(일명 마루타)만행에 대해 반성하는 전시물을 설치했다.
지난 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규슈대 의학부가 동창회 기부금으로 건설해 개관한 의학 역사관에는 태평양 전쟁 말기 '규슈대 생체해부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는 자료 두 점이 전시됐으며 오는 8일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 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
일본 규슈대 생체해부 사건은 일본이 지난 1945년 규슈대 의학부 교수들이 격추된 미군 폭격기 승무원 8명을 실습실에서 해부한 사건이다. 당시 일본 규슈대 교수들은 미군 포로들에게 바닷물을 혈관에 주입하거나 폐를 절제하는 등 만행으로 이들을 모두 숨지게 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연합군의 군사법정에서 이 사건에 규슈대가 조직적으로 관여한 혐의는 인정되지 않았지만 사건에 관여한 의사들은 법의 심판대 앞에 서야 했다.
결국 이 사건으로 5명에게 사형이 선고되는 등 사건 관계자 23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한국전쟁 발발을 계기로 한 미국의 대 일본 유화정책 속에 사형은 집행되지 않았고 훗날 사면 절차를 거쳐 관련자들은 대부분 석방됐다.
일본 규슈대는 최근까지 이 사건에 대한 언급 자체를 금기시해왔지만 의학부 교수회의에서 부정적인 역사도 공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옴에 따라 관련 자료를 전시하기로 결정했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