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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재편…기술거래 활성화 서둘러야

2022-03-28 10:40 | 조한진 기자 | hjc@mediapen.com
[미디어펜=조한진 기자]미래 경제패권을 잡기 위한 세계 주요국들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소재‧부품‧장비 등의 안정적 공급망 확충과 첨단 기술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 가운데 기술거래 활성화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 대응의 한 해법으로 주목 받고 있다.

28일 한국경제연구원의 '기술거래 활성화를 통한 국내 공급망 강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연구개발비 규모가 커 양적 지표는 우수하지만 우수특허 수가 적고 기술거래가 저조해 질적 지표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 아산 공장 /사진=현대차 제공


2020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R&D) 비중은 4.81%로 OECD 국가 중 2위 수준이며, 연구개발비는 약 93조 원으로 5위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3~2017년 한국 특허청에 등록된 특허 중 민간 R&D를 통한 우수특허 비율은 7.9%, 국가R&D에 의한 우수특허는 5.4%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우수특허 비율은 독일(28.9%), 일본(21.8%), 중국(12.3%), 미국 연방R&D(11.2%), 한국 정부R&D(8.9%) 순이었다.

한국의 전체 공공연구소․대학의 기술이전율은 3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최근 5년 38.6%(2015년)에서 36%(2019년)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술력 있는 기업의 혁신성장을 위해 연구개발을 장려하고 있으나, 기술보호 위주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기술거래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2011년 하도급법을 시작으로 부정경쟁방지법, 특허법, 상생협력법 등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지속적으로 도입했다. 한국의 법적 제재수준은 이미 3배를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하는 미국 등 선진국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국내 대기업이 정당한 대가를 통해 필요한 기술을 매입하려고 해도 기술탈취나 징벌적 손해배상 등 기술보호가 강조되는 분위기에서 국내에서 기술거래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며, 해외 시장에서 기술을 매입하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기술 수요기업은 필요한 기술인지 확인할 권리가 있고, 필요한 기술이 아니라면 거래를 거절할 수도 있어야 국내 시장에서 부담 없이 기술을 찾게 되어 기술거래 수요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국내 기술거래 활성화를 위해 현재 난립돼 있는 기술거래기관을 일원화해 ‘(가칭)한국산업기술거래소’를 설립하고, 대·중소기업의 연계를 통해 국내 공급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통합 기술거래 DB를 구축하고, 민간 기술거래시장을 확대하고, 기업이 선호하는 경상실시료 기반(후불 방식)의 기술거래 등 다양한 기술거래 활성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규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국내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중소기업이 기술거래로 서로 연계될 수 있도록 기술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며 “기술거래 활성화는 규제 중심이 아니라 건전한 기술거래 생태계 구축을 위한 지원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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