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평화 협상으로 종식될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코로나 확진자 급증을 이유로 상하이를 봉쇄하고 있다. 당국은 물류난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장기화 될 경우 공급망 차질 문제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터키에서 열린 5차 평화 협상에서 주목할 만한 진전을 이뤄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요구한 중립국화를 수용할 수 있다고 했고, 러시아는 키이우·체르니히우 내 군사 활동을 대폭 축소한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러시아 측은 "상호 신뢰를 높이기 위한 조처이며, 즉시 실행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시아나항공 A350-900 여객기에 화물이 실리고 있다./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이 같은 소식에 국제 유가는 장중 한때 약 5%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배럴당 1.72달러(1.6%) 하락한 배럴당 104.24달러에,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1.63% 내린 107.71달러로 마감했다.
이처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의 긴장감이 양국 간 회담을 거듭할수록 해소 국면에 접어듦에 따라 무역·상사업계는 공급망 이슈가 해결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제로(0) 코로나' 정책을 표방하는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최대 경제 도시 상하이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있다며 봉쇄 조치에 나섰다. 상하이 동부 지역은 28일부터 오는 4월 1일까지, 서부는 4월 1일부터 5일까지 각 5일씩이다. 존스 홉킨스 대학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상하이 시내 하루 코로나 확진자 수는 5402명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봉쇄 구역 내 거주민 약 2500만명의 이동이 제한되며, 수도·전기·연료 등 공공 부문 외에는 재택 근무 체제로 전환된다.
상하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 대다수는 영업·서비스 법인이고, 식품·화학·화장품 등 일부 회사들의 생산 법인이 있어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전언이다. 아직 현지 생산·부품 수급 등에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았으나 관계 기업들은 대중 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재고를 늘리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진해운 선박 한진 달라스호가 부산신항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에 정박한 모습/사진=(주)한진 제공
상하이항을 포함한 주요 항만의 방역 단계는 상향됐지만 다행히도 선박 입·출항과 하역 작업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다만 봉쇄가 길어질 경우 검역 강화에 따른 △하역 인력 부족 △화물 트럭 진·출입 애로 △부두 저장 한계 도달 △선사 운항 감축 등의 문제로 물류난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은 지난 29일 '제22차 산업자원안보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했고, 현지 진출 기업 관계자들에게 철저한 대비를 당부했다. 또한 조업상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한국무역협회·대한상공회의소 등 유관 기관과의 지원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박 1차관은 "소재·부품 수급 대응 지원 센터를 통해 기업의 수급 애로를 적시에 발굴·지원하는 등 공급망 관리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무역협회가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공급망 이슈로 촉발된 국내 무역 기업의 피해 건수는 지난달 26일 30개사 35건으로 나타났으나 지난 28일 기준 전체 443개사 565건으로 각각 14.76배, 16.14배씩 불어난 상태다.
이는 어디까지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따른 것인 만큼, 상하이 봉쇄에 관한 국내 무역 상사의 피해가 이어질 가능성도 농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긴급 애로 접수 현황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금 결제(304건)와 물류·공급망(190건)이 전체 87.4%를 차지한다"며 "정부 차원의 물류비·보관료·수출 대금 미회수 손실 지원 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