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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업결합 사상 최대... 신산업 투자 활발

2022-03-30 13:20 | 구태경 차장 | roy1129@mediapen.com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심사한 기업결합 건이 심사제도 도입 이래 처음으로 1000건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정위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공정위가 심사한 기업결합 동향 분석’을 발표를 통해 “2021년 국내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이 2020년 대비 건수와 금액 모두 크게 증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2021년 기업결합 건수는 1113건, 금액은 349조원으로 2020년보다 건수는 248건, 금액은 138조 8000억원 증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특히 대기업집단에 의한 결합은 건수는 39.9%, 금액은 179.7% 증가하며 최근 10년간 건수와 금액 모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외국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위축됐던 2020년에 비해 건수와 금액 모두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전기전자·석유화학·의약 분야가, 서비스업 분야에서는 정보통신방송·건설업 분야의 증가세가 돋보였다. 

친환경 생태계를 구성하는 전기차·배터리·충전·신재생에너지·폐기물/하수처리 관련 기업결합이 다수 나타났고 사모투자합자회사,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 등 투자 목적의 합작회사 설립 건도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계열사 간 결합은 78건 증가, 비계열사 간 결합은 155건 증가해 계열사 간 결합비중이 증가했으며, 업종별로는 서비스업 767건, 제조업 346건으로 나타났다.

주체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국내 기업결합은 2020년 대비 222건 증가했고, 금액도 28조 4000억원 증가했으며,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도 2020년 대비 89건 증가했고, 금액은 21조 5000억원 늘었다. 

기업결합 신고를 가장 많이 진행한 공시대상 기업집단은 SK, 미래에셋, 카카오, 한국투자금융순으로 집계됐다. 

대기업집단 내 계열사간 결합은 2020년 대비 33건 늘었고, 금액은 7조 6000억원 증가했다. 

대기업집단 소속회사의 비계열사와의 기업결합 건수는 56건 증가했고, 금액은 13조 8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외국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건수는 2020년 대비 26건 늘었으며, 금액도 110조 4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외국기업이 국내기업을 결합한 건수는 20건 증가하며 5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금액은 2조 5000억원 감소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31.1%, 서비스업이 68.9%를 차지했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기계·금속, 석유화학·의약, 전기전자는 증가한 반면, 비금속광물, 식음료 관련 결합은 감소했다.

기업결합 방식 및 유형별로는 주식 취득이 가장 많았고, 회사설립, 합병, 임원겸임, 영업양수의 순으로 전년과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유형별로는 혼합결합이 가장 많이 나타났으며 수평결합, 수직결합순으로 많아 전년과 동일한 양태를 보였다. 

신용희 기업결합 과장은 “이러한 기업결합 증가원인은 기업집단 내 동종·유사사업 간의 통합을 통한 시너지·효율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신사업 분야 진출 등을 위한 외부 투자도 증가시킨 것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또한 친환경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제조업 분야에서는 전기차,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결합이, 서비스업 분야에서는 폐기물 ·하수처리업 등과 관련된 결합이 다수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전기차와 관련해서는 전기차 상용차뿐만 아니라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리튬이온·수소전지, 충전소 등 전기차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다양한 기업결합이 나타났다”며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해서도 대규규모발전업자의 친환경 발전기업에 대한 주식취득이 다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신용희 기업결합과장이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공정위가 심사한 기업결합 동향 분석’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신 과장은 “국내기업의 글로벌 기업에 대한 대규모 기업결합 시도, 해외기업과의 합작회사 설립 등을 통한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에의 대응 등 과감한 인수합병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며 “플랫폼 관련 기업결합은 다양한 사업영역에 걸쳐 이뤄졌으며, 대부분 사업 영역이 다르고 수직적인 거래관계에 있지 않은 사업 부문 간의 혼합결합에 해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결합 건수가 최초로 연간 1000건을 넘어서면서 기업결합 심사 부담과 그에 따른 심사 지연 등의 발생 소지가 있어 기업결합 심사기구 보강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아울러 글로벌 기업결합, 디지털기술 분야 기업결합, 플랫폼 관련 기업결합 등 기술적 난이도가 큰 기업결합이 다수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방안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 과장은 “그 일환으로 대형 기업결합 시정조치의 실행가능성 제고 등 심사과정에 기업의 자율성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디지털, 플랫폼 기업 등 특정 산업 분야에 적합한 시장획정 방법론, 경쟁저해 이론, 소비자후생증대효과 등의 심사기준 개선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최근 미국 정부 역시 현대 경제에 부합하는 기업결합 심사기준 개정을 추진 중에 있어, 관련 사항을 적극 모니터링해 향후 제도개선에 참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 과장은 기존 심사과정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미국, 유럽연합(EU)와 같은 경우에는 심사과정 중에 수시로 당사 회사와 경쟁당국이 시정방안을 서로 제출하고 그에 대한 피드백이 이뤄지면서 여러 차례 상호 협의한다”며 “그러한 과정에서 기업들이 스스로 무가치적인 경쟁제한을 해소할 수 있는, 실제로 실행 가능한 해소방안을 기업이 스스로 연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선진국의 제도들을 검토해 올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따른 제도개선에 있어 함께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공정위가 경쟁제한 우려를 고려해 집중심사를 진행한 건은 총 34건으로, 기업결합 신고 의무 규정을 위반한 30건을 적발해 총 4억 2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 바 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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