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전기차 시대로 급변하고 있는 완성차 시장에서 업체들의 시행착오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기차 시대에서는 완성차 업체의 IT 노하우가 요구되고 있지만 아직 이에 대한 대응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업체는 테슬라다. 하지만 이에 뒤지지 않고 빠른 태세전환을 보여주는 곳이 현대차그룹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달부터 GV60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기능을 한층 강화하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Software Update)를 제공한다. 이번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모델은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I이 적용 차량이다.
제네시스는 GV60 출시와 함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한해 제공됐던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의 범위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전기차 통합 제어 장치 △서스펜션 △브레이크 △스티어링 휠 △에어백 등 주요 전자제어장치까지 대폭 확대해 차량 전반의 지속적인 성능 개선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와 별도로 제네시스는 G80, GV80, GV70 차량을 대상으로 클러스터 및 HUD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활성화도 제공하고 있다. 해당 차량이 점검 또는 소모품 교환을 위해 서비스센터 방문 시, 이와 같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서비스를 안내하고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적용한다.
대상 차량은 G80, GV80(2022년형 이전 모델), GV70(2022년 2월 이전 생산 모델) 등이다, 서비스가 적용된 차량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의 클러스터와 HUD를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첨단 기술이 반영되고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는 자동차 업계에서 살 때는 '최신형'이었으나 몇 개월만 지나도 '구식'이 되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큰 돈을 들여 구매해 오랜 기간 사용해야 하는 내구재인 자동차가 구형이 되는 것은 소비자에게 달갑지 않은 일일 것이다. 이런 상황은 완성차 업체들에게도 고민거리다. 첨단 기능에 민감한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수시로 차를 가져다 업그레이드를 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 주는 게 바로 OTA(Over-The-Air)를 활용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다. 이를 활용하면 서비스센터에 방문하지 않고도 장소와 시간에 상관없이 차량을 항상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은 평소와 같이 주행하는 동안 개선된 소프트웨어를 자동으로 다운로드하며, 주행을 마친 후 주차된 상태에서 자동차 스스로 진입 조건을 판단한 뒤, 적합하다고 판단할 경우 업데이트를 실행한다.
이후 업데이트가 완료되면 그 결과를 운전자의 스마트폰으로 전달해 안내한다. 즉, 업데이트를 위해 운전자가 별도로 해야 할 일은 전혀 없다.
현재 가장 많은 폭의 OTA서비스가 지원되는 GV60는 별도의 장비를 추가하지 않고도 무선 업데이트만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었던 것은 '센서퓨전'기술 덕이다. 센서퓨전이란 여러 종류의 센서에서 나오는 정보를 융합하는 것으로, 완전 자율주행 실현을 위한 필수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제네시스 GV60 OTA 업데이트 화면. /사진=제네시스 제공
라이다, 레이더, 전방 카메라, 후측방 카메라, 초음파센서, 정밀 지도 및 GPS 등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여러 센서의 장점만을 활용하는 까닭에 한층 정교한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카메라는 물체의 종류(보행자, 차량, 이륜차)와 이동 방향을 감지하는 데는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 하지만 물체의 속도와 거리를 감지하는 능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레이더는 카메라와 상반된 특성을 갖는다. 해당 물체의 속도와 거리를 정확하게 감지하지만, 물체의 종류를 구분하고,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측정하는 능력은 다소 떨어진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센서퓨전 기술이다. 카메라로 움직이는 물체에 대한 영상 정보를 얻은 뒤, 라이다 또는 레이더로 해당 물체와의 거리 및 속도를 감지하면 보다 안전한 자율주행 제어가 가능해진다.
GV60의 이번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업데이트는 물체와의 거리를 감지하는 초음파센서와 사각지대 주행 차량을 경고하는 광각 카메라의 정보를 함께 활용해 자율주차와 관련된 새로운 기능을 구현했다.
기존 센서와 설계를 활용하므로 추가적인 비용 부담이 없는 데다 고장에 대한 우려도 적으며, 추후 해당 기술을 다양한 모델에 확대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에도 유리하다.
이런 통합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도 성능개선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는 스마트폰의 업데이트와 같은 느낌의 기능이다. 현재까지의 자동차는 부품의 기능에 따라 성능이 변화되기 때문에 첫 출시이후 부품과 소재의 성능개선이 없으면 변화하지 않고 이를 쉽게 변경할 수 없었기 때문에 구형모델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하드웨어성능보다 소프트웨어의 성능으로 기능이 변화되기 때문에 이같은 기능이 가능하다. 이에 통합시스템의 의미는 더 커졌다. 이런 의미에서 전기차의 플랫폼을 완성시키고 이를 통해 자동차를 제작해 나가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행보가 이상적인 모습이 됐다.
현대차그룹은 E-GMP라는 양산화된 플랫폼을 선보였고 이를 기반으로 전기차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 이중에서도 가장 고급모델인 제네시스는 OTA기술이 도입되며 완성차 업체들 중 가장 이상적인 전기차 업체로 발돋움해나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산하 브랜드는 해리티지에서는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지만 현재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으로 변화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빠른 태세전환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조금더 빠르게 변화해야되는 시기 이기 때문에 현재에 안주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