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국가정보원이 지난 5년간 적발한 산업기술 해외 유출 사건은 총 99건으로 22조원대에 이른다고 1일 밝혔다. 이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하는 34건은 국가안보 및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핵심기술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기술유출 사건은 2017년 24건, 2018년 20건, 2019년 14건이었다가 2020년 17건, 2021년 22건, 2022년 2월 현재 2건이었다.
국정원은 “미·중 간 기술패권 경쟁을 계기로 국가와 기업 간 산업기술 탈취 시도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특히 최근에는 해커들까지 가세해 국내 기업 및 기관의 원격접속 서버 정보를 다크웹에 유포하는 등 해킹을 통한 기밀자료 절취나 랜섬웨어 공격 우려가 커져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적극 대응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에 다르면, 최근 5년간 기술유출은 반도체, 전기전자, 디스플레이, 자동차, 조선, 정보통신 분야에서 78건(79%)이 발생하는 등 대한민국 주력사업에 집중돼 있다.
피해집단별로 보면, 중소기업(59건)이 가장 많았고, 대기업(32건), 대학·연구소 순(8건)으로 나타났다.
국정원 분석 결과 ▲보안시스템이 잘 구축된 대기업보다는 핵심 협력업체를 공략해 기술을 빼내거나 ▲중소기업의 취약한 보안관리를 악용하기도 하고 ▲산학협력·기술 컨설팅을 빙자해 기술을 유출하는 등 다양한 우회 수법이 이용되고 있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2021 산업보안 컨퍼런스’에서 “10년간 개발한 기술이 단 1초만에 유출될 수 있다”며 “산업보안은 이제 개별 기업 문제가 아닌 국가안보 그 자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반도체·AI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각국의 기술획득 시도가 치열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국정원은 국내·외 방첩 역량을 총동원해 핵심 산업기술 보호에 주력하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조선, 철강, 생명공학 등 핵심산업에 대해서는 2018년 7월부터 산업부, 분야별 협회, 기업 등이 참여하는 민·관 TF를 구성해 공동 대응하고 있다.
국정원은 또한 전 국가·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국가사이버위협정보 공유시스템(NCTI)을 통해 대기업 등 민간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 주요 기관을 대상으로 사이버 보안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
앞서 국정원은 2021년 11월 신원을 알 수 없는 해커가 국내·외 원격접속 서버 정보 2만7000여 개, 계정정보 50만개를 다크웹에 유포한 정황을 포착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긴급 보안조치를 실시하기도 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