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오세훈 현 서울시장 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경기도지사에 이어 서울시장에서도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 빅매치가 성사될지 관심이 쏠린다.
5월 10일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열리는 이번 선거에서 전국 광역단체 17곳 중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수도권 양대 단체인 경기도와 서울시다.
유권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경기도지만 대한민국 수도라는 상징성 때문에 서울시 또한 초미의 관심을 받는다.
판세는 국민의힘 측에 다소 쏠리는 형국이다.
윤 당선인이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우위를 보였고, 오세훈 현 시장이 사상 초유의 4선에 도전할 정도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는 45.73%를 득표했고 윤 당선인은 50.56%를 얻으면서 4.83% 포인트의 격차(31만 766표)가 났다.
국회 172석으로 5월부터 '여소야대' 정국을 연출할 민주당으로서는 서울시를 또 넘겨주는 것을 용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당장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1일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지 3주 만에 정치 전면에 복귀하며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사진=미디어펜
송 전 대표는 서울 지역이 아니라 '인천 계양을'을 지역구로 둔 5선 국회의원으로, 제13대 인천광역시장까지 역임했다. 그런 그가 정치적 고향인 인천을 떠나 서울에 자리잡은 것이다.
지난 2일 송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성백제의 숨결이 깃든 송파에서 하룻밤을 세우고 서울시민으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한다"며 "1985년 서대문 구치소에서 석방된 후 서울 명륜동 형 집에서 살다가 석유난로와 밥상 냄비 밥솥을 싣고 노동자로 살겠다고 인천 부평으로 이사갈 때가 생각난다"고 전했다.
그는 "모두들 쉽지 않은 서울시장 선거, 꼭 독배를 들어야 하는지 걱정도 많이 해주었다"며 자신과 서울 간의 연결성을 언급했다.
송 전 대표는 당이 결정한다면 추대나 전략공천이 아닌 경선으로 경쟁할 의사를 밝혔다.
당내에서는 아직 차출론과 명분론 등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0.7% 포인트 차로 졌던 대선의 분위기를 반전할 카드는 선거 과정에서 헌신적으로 임한 송 전 대표 밖에 없다는 주장과,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송 전 대표가 한달만에 서울시장에 도전할 대의명분이 없다는 지적이 맞부딪히고 있다.
당내 경쟁자 또한 즐비하다. 김진애 전 의원이 우선 출마를 공식화했고 박주민 민주당 의원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서울 서대문갑 지역구를 둔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지난달 28일 "큰 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물러난 지도부가 다음 선거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경우는 없다"며 송 전 대표의 출마에 반대하고 나섰다.
서울시 지역구인 민주당 의원 20여명 또한 지난달 31일 긴듭회동을 갖고 이에 대해 논의한 후 대부분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의 현직 프리미엄이 있는 만큼, 서울은 민주당 강세지역이 아니고 험지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에서는 별다른 도전자가 없어 오 시장의 4선 도전이 확정적이다.
지난해 4월 열린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오 시장이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치열한 단일화 경선을 치렀지만 이번에는 경쟁 없이 공천될 가능성이 크다.
오는 4일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천 접수를 시작한다. 오 시장은 사상 초유의 4선 서울시장 도전을 위해 시정에 전념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