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5월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의 새 경제팀이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문제를 어떻게 풀지 관심이 쏠린다.
2차 추경의 성공 관건은 이를 관장할 경제팀 인적 구성과 정확한 손실보상 추계가 꼽힌다.
우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이르면 이번주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경제팀 인선을 발표한다.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8일인 점을 감안하면, 집권여당 원내사령탑이 결정된 후인 9~10일 중 경제라인부터 발표될 가능성이 짙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추경호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국민의힘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1차관 및 장관급 국무조정실장을 거쳐 지난 20대 국회에서부터 재선 의원으로 정부·국회를 두루두루 경험한 '경제통'이다.
국회 예결위 간사와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를 역임하기도 해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치에 무리 없는 인사라는 평가가 높다.
금융위원장에는 최상목 전 기재부 1차관이 유력하다. 대통령실 경제수석에는 윤 당선인의 경제 책사인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꼽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추경호 기획조정분과 간사(왼쪽)와 최상목 경제1분과 간사. /사진=미디어펜
이번 추경에서 최대의 걸림돌은 거시경제 차원에서 물가 상승 압박이다.
단순히 공약 이행에만 초점을 맞추면 재정건전성을 무시하고 적자국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다.
적자국채가 대거 발행되면 이미 4% 대까지 치솟은 고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 3월 소비자 물가 상승은 4.1%로, 2011년 12월 이후 10년 3개월 만에 4%대로 올라섰다.
물가를 잡지 못하면 민심이 흉흉해진다. 실질소득이 감소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금리 인상' 기조를 밝히기도 했다. 물가 자극의 불안요소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실제로 윤 당선인은 지난 6일 인수위로부터 긴급 물가 현안보고를 받고 "물가를 포함한 민생안정 대책을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물가 동향을 포함해 현 경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이번 2차 추경은 코로나 피해를 크게 입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핀셋 추경'을 해야 한다는 전문가들 지적이 많다.
정부는 지난 6일 자체 추계한 손실보상 규모를 인수위에 보고했다. 인수위는 이를 감안해 추가 보완할 방침이다. 손실보상 추계액 확정이 관건이다. 인수위는 이를 통해 2차 추경의 구체적인 규모와 세부 내역을 정할 계획이다.
재원 확보 또한 주요 걸림돌이다. 인수위는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지만,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은 이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올해 문재인정부가 지정한 예산을 줄이거나 없앨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7일 본보 취재에 "추경을 편성해 손실보상이 빨리 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자 당면한 원칙"이라며 "다만 추경 규모를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단의 민생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새 정부 출범 후 한달만에 지방선거가 치러지느라 2차 추경에 전념할 시간도 많지 않다"고 전했다.
인수위가 고려하려는 지출 구조조정이 어떨지, 이에 대해 민주당이 수용하고 추경안에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결정의 시간은 별로 남지 않았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하루하루가 피 말리는 순간이다. 인수위가 추경 전체 내역에 대해 그 시급성을 세밀히 검토해 규모를 수정 보완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