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고가의 해외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쪼개서 거래할 수 있는 ‘소수점 거래’가 투자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총 9곳의 증권사들이 소수점거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지만, 회사마다 수수료나 거래지원 종목이 달라 면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가의 해외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쪼개서 거래할 수 있는 ‘소수점 거래’가 투자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 지원에 나섰다. 소수점거래는 주식 1주를 쪼개 소수점 단위로 거래하는 방식이다. 투자자가 0.2주, 0.3주, 0.5주 등 매수한 해외주식을 증권사가 취합한 뒤 온전한 1주 단위로 만들어 주문을 체결한다. 이로써 해외주식 투자에 나선 일명 ‘서학개미’들은 테슬라(주당 1080달러)나 아마존(주당 3270달러) 같은 고가의 주식들도 쪼개서 매수할 수 있게 됐다.
현시점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를 지원하고 있는 곳은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카카오페이증권, 키움증권, 토스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총 9개 증권사다. 교보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하나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등 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 국내 증권사 대부분이 서비스를 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서비스에 적극적인 이유는 어찌 보면 단순하다. 우선 국내 주식거래의 경우 수수료율이 충분히 낮아진 상태라 수익성이 그다지 높지 않아졌다. 그러나 해외주식의 경우 여전히 브로커리지 측면의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
소수점거래 고객들이 대부분 연령대 젊은 세칭 ‘MZ(밀레니얼+Z세대)세대’라는 점도 증권사들에게는 매력적인 포인트다. 이제 막 주식 거래를 시작하는 이들의 ‘첫 증권사’가 되면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실제로 작년 11월 말 삼성증권의 조사에 따르면 해외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 신규 약정 이용자의 절반 정도가 2030세대였다.
전문가들은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이용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모든 증권사들이 모든 해외주식을 전부 다 지원해주는 것이 아니다. 소수점 거래의 경우 증권사들이 온전한 1주를 합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종목을 다 커버하지는 못하고 있다.
아무래도 고객 숫자가 많은 대형사들이 보다 많은 종목들을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투자증권이 736종으로 가장 많은 종목의 소수점 거래를 지원하며, 신규 증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은 아직 24종 수준에 머물러 있다. 수수료 수준도 제각각이어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0.25%를 부과하고 있는데 키움증권은 0.10%만 부과해 차별화에 나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수료뿐 아니라 최소주문 금액 등 증권사마다 지원하는 서비스에 차이가 있으므로 잘 알아보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면서 “새로운 서비스의 도입 초기 단계인 만큼 룰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