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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시중은행 줄고 인터넷은행 늘었다

2022-04-06 14:06 |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올해 1분기 가계대출 증가세가 반비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 3사의 가계대출 잔액이 2조원 이상 증가한 반면, 5대 시중은행은 약 6조원 감소했다. 

금리상승,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의 여파로 고신용자 대출이 줄어들면서 시중은행 대출수요가 줄어든 반면, 인터넷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의 흥행과 중저신용자 포용금융에 힘입어 대출잔액을 늘린 모습이다.

사진 왼쪽부터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사진=각사 제공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1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36조 1439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33조 4829억원에 견주면 약 2조 6610억원 증가했다. 증가율로는 7.9%에 달한다. 

특히 제3 인터넷은행인 토뱅의 가계대출 잔액이 3개월 동안 1조 8373억원 늘면서 증가세를 주도했다. 뒤이어 케뱅은 7200억원, 카뱅은 1037억원 각각 증가했다. 

인터넷은행들의 대출 증가세와 달리 시중은행들은 대출잔액이 감소했다. 올해 1분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 1937억원을 기록해 전년 말 대비 5조 8592억원 감소했다. 월별로 1월 1조 3634억원, 2월 1조 7522억원, 3월 2조 4679억원 각각 감소해 매월 감소세도 두드러졌다. 

인터넷은행의 대출잔액 성장세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중금리대출이 크게 작용한 모습이다. 카뱅은 지난해 중금리대출로 1조 7166억원을 제공했다. 2020년 4679억원과 비교하면 약 3.7배 증가했다. 대표 상품인 중신용대출과 중신용플러스대출은 각각 최대 1억원, 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중신용대출 최저금리를 4.067%에서 3.578%로 0.50%p 인하했다. 더불어 카뱅이 중저신용자에게 '첫 달 이자 지원' 이벤트를 지원한 점도 흥행 요인으로 꼽혔다. 
 
케뱅은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와 경쟁력 있는 중금리, 이자지원 등으로 포용금융 확대에 나섰다. 케뱅은 출범 후 지난달까지 5년간 약 2조 5000억원의 중금리대출을 실행했다. 지난달 말 기준 중저신용대출 비중은 20%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금리는 평균 5.98%를 기록해 저축은행 평균치인 14.96%에 견줘 크게 낮았다. 특히 맞춤형 CSS로 금융 이력이 부족해 대출을 받지 못하던 '씬파일러' 고객에게 대출을 제공했다. 실제 씬파일러의 대출 승인률은 약 31.5% 상승했다. 이 외에도 대출이자 지원 이벤트와 대출 상환이 불가능할 경우 대신 해결해주는 '대출안심플랜'을 제공한 점도 중금리대출 확대에 기여했다.   

토뱅은 자체 신용평가모형(TSS)을 개발·적용하고, 금리인하요구권을 고객들에게 선(先)제안하는 노력에 힘입어 중금리대출을 늘린 모습이다. 특히 금리인하요구권에 힘입어 토뱅에서 중금리대출을 일으킨 차주들은 금리부담을 평균 5%p 감면받고, 신용점수는 최대 379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초 토뱅의 중금리 평균치는 7.7%로 역시 저축은행보다 낮았다. 이에 힘입어 1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1.5%로 지난해 연말 23.9% 대비 7.6%p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도 대출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대출 규모가 큰 데다, 금리가 낮고 비대면의 편리성까지 더해져 대출 확대의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다. 

우선 카뱅은 금리 인하와 대출한도 확대가 눈에 띤다. 카뱅은 지난달 24일 일반전월세대출의 최저금리를 2.882%로 0.20%p 인하했다. 또 지난 2월 출시한 주택담보대출 상품도 3%대 금리와 편리한 모바일 진행절차에 힘입어 출시 약 한 달만인 지난달 30일 누적취급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대출잔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카뱅은 당초 KB시세 기준 9억원 이하의 수도권 소재 아파트를 대상으로 담보건을 제한하고, 대출한도도 6억 3000만원으로 묶었다. 하지만 전날부터 담보물건 가격 제한을 해제하고 대출한도도 10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케뱅은 아파트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에서 간편한 절차와 경쟁력있는 금리를 제공해 고객을 대거 흡수했다. 특히 아담대 누적 취급액이 1조원을 돌파하면서 케뱅은 고정금리로 대출을 갈아타기 하려는 대환대출에 1000억원 한도로 고정금리를 0.50%p 낮추기도 했다. 더불어 지난해 8월 내놓은 전세자금대출도 출시 6개월만에 6000억원을 돌파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 총량규제 속에 금리까지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대출수요는 위축된 상황"이라면서도 "중금리대출 확대가 숙제인 인터넷은행들이 서로 경쟁을 벌이면서 이들의 대출잔액은 늘어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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