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및 중국 상하이 봉쇄 등 대외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효성그룹 내 사업회사들의 1분기 실적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올 1분기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탄다이올(BDO) 및 메틸렌디페닐디이소시아네이트(MDI) 등 스판덱스 원재료값 부담이 완화됐으나, 판매량 감소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역내 신규설비 유입으로 공급이 늘어나면서 재고가 많아진 탓에 판매가격도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티앤씨가 중국·인도·브라질에서 생산력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중국업체들도 증설에 나서면서 올해 글로벌 생산력 증가 물량이 수요 확대폭을 상회할 것으로 보이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반면, 효성첨단소재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이슈에도 불구하고 주력 제품과 신사업에 힘입어 1000억원 상당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는 등 수익성이 개선된 모양새다.
타이어코드의 경우 교체용 수요 확대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강세 등의 영향으로 빠듯한 수급이 지속된 덕분에 원재료값 부담을 판가로 전이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올 3분기 코오롱인더스트리가 1만9000톤 가량 증설하는 것을 제외하면 가시적인 공급 부담 요소가 없는 것도 호재다.
스판덱스 시황 부진이 기타부문 영업이익 축소를 야기할 것으로 보이지만, '슈퍼섬유'가 실적 지원사격에 나서는 상황이다. 탄소섬유는 2020년 3분기 흑자전환을 필두로 수익성이 높아지는 중으로, 3분기부터 증설물량 2500톤도 반영될 전망이다. 이는 수소경제·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확대에 맞춰 추진한 것으로, 아라미드도 증설물량을 앞세워 외형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효성화학은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국제유가 급등을 비롯한 요소가 발목을 잡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폴리프로필렌(PP)·탈수소화공정(DH)의 적자가 이어진 탓으로, 국내 공장과 달리 베트남 사업장 정기보수를 진행한 가운데 △전방 수요 둔화 △신규 공급 물량 유입 △프로판 등 원가 상승을 비롯한 이유로 스프레드도 축소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저유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에 베트남 설비 정상가동이 이뤄지면 하반기부터 증설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국제유가가 안정화되면 원가부담도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주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공장/사진=효성그룹 제공
효성중공업은 에너지 시장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2050년 재생에너지 비중 70% 정책을 폐기하면 풍력발전 관련 수주가 축소되겠으나,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재개 등 원자력 분야가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신고리 5·6호기의 사례로 볼 때 신한울 3·4호기 변압기 등으로 2500억원 이상의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탄소중립과 전기차 시장 확대로 전력 사용량 증가가 예상되는 것도 수주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50년 글로벌 전기시장은 77만TWh 규모로, 2020년 대비 237%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 설비가 전기 시장의 14%, 그 중 변압기가 40% 가량 차지한다는 점에서 200조원이 넘는 시장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효성중공업도 지난해 4분기 유럽·중동을 중심으로 차단기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비롯한 4400억원의 전력기기 해외수주를 기록했으며, 미국 테네시주 소재 초고압변압기 공장 등을 필두로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전력공사 재무구조 악화 및 전기요금 인상 지연을 비롯해 발전공기업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린데그룹과 액화수소 플랜트를 건설하는 등 신성장동력 확충으로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전남지역에서 태양광·해상풍력 등을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의 토대를 만드는 중으로, 러시아 관련 직접적인 매출이 없는 것도 고려할 만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