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및 전세자금대출 금리인하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은행의 이자 이익과 직결되는 가계대출이 최근 감소세를 보이면서 금리를 내려 대출 영업을 활성화하려는 취지로 분석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1~0.25%포인트 인하한다. 주담대의 경우 고정형‧변동형 구분 없이 창구를 통한 대출금리는 0.2%포인트, 비대면 대출금리는 0.1%포인트 하향 조정한다.
주택금융공사와 서울보증, 주택도시보증 전세자금대출 상품은 금융채 2년물 기준 고정금리를 선택할 경우 0.25%포인트 내리고, 장애인 우대금리를 신설해 추가로 0.1%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서민들의 주거부담 완화와 금융비용 경감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기로 결정했다"며 "최근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금리인상에 따른 세입자들의 불안감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도 이날부터 주담대 금리를 0.3%포인트 인하한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해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식으로 고객의 이자율 부담을 낮춰 왔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이 대출금리 조정에 합류하면서 모든 시중은행이 금리인하에 동참하게 됐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각각 최대 0.45%포인트, 0.55%포인트 인하했다. 주담대(아파트 담보·신용점수 1등급·대출기간 5년 이상) 고정금리는 현재 연 3.56∼5.06%, 변동금리는 연 3.41∼4.91%로 수준으로 하향 조정됐다.
전세대출 인하 폭은 더 크다. 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하는 'KB전세금안심대출' 상품의 금리는 0.55%포인트, 한국주택금융공사 보증하는 'KB주택전세자금대출'의 금리는 0.25%포인트 인하됐다. 이에 따라 KB전세금안심대출(신용점수 3등급·대출기간 2년이상) 상품의 금리는 현재 연 3.17∼4.37%, KB주택전세자금대출은 연 3.36∼4.56% 수준으로 조정됐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1일부터 전세대출상품과 주택·주거용 오피스텔 담보대출에 연 0.2%포인트 '신규 대출 특별 우대금리'를 신설, 금리 우대 효과를 냈다. 하나은행도 지난 1일부터 신용대출상품인 '하나원큐신용대출'의 가산금리를 0.2%포인트 내렸다.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금리인하에 나선 것은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대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1937억원으로 한 달(705조9373억원) 전보다 2조7436억원(0.4%) 줄었다. 이는 3개월 연속 감소세로 1월과 2월 각각 1조3634억원, 1조7522억원보다 더 줄어든 규모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