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인선에 대해서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확인된 바 없다. 검증 보고서가 나오는대로 후보자가 내정되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국민들 앞에 소개해 드리겠다. 유능, 실력, 전문성이 인사 검증 기준이다. 훌륭한 인재를 물망에 올려놓고 검증하고 새 정부의 초대 내각부터 해서 많은 인재의 정보를 받아 검증하는 과정이다."
새 정부 조각 등 조직개편 첫 단추와 관련해 지난 8일 오전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밝힌 바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오는 10일 경제팀을 시작으로 오는 15일까지 장관 후보자 인선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장관 후보자들의 국회 인사청문회에 3~4주가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5월 10일 대통령 취임일까지 빠듯하다.
일단 정부부처에 대한 조직개편은 대통령 취임 이후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시간을 벌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월 5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을 비롯한 각 분과 간사단과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인수위 제공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지난 7일 브리핑을 갖고 "조급하게 결정해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며 "조각도 현행 정부조직체계에 기반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가장 큰 벽은 국회 과반수인 더불어민주당이 버티고 서서 '여소야대' 국면을 조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부터 '송곳 검증'을 예고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청문회에서 치명적 결함이 밝혀져 낙마하는 후보자가 나올 경우, 윤석열 당선인의 향후 국정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이 오는 5월 10일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국정 주도권을 갖고 있어야 새 정부 출범 3주 후 치러지는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방선거에서 이겨야 국정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사청문회를 놓고 여야 간 공방이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조직개편과 관련해 윤 당선인은 최우선적으로 '슬림한 대통령실'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자리-경제-사회 수석 등 현 청와대 정책실의 3수석을 폐지하고 일부 기능을 대통령 직속 민관합동위원회로 이관해 규모를 줄여 슬림화시키되, 대통령실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켜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민관합동위에는 담당분야 공무원단을 비롯해 민간위원이 최대 절반씩 들어갈 전망이다.
인수위는 실력이 검증된 민간 인사를 다양하게 참여시켜 윤 당선인의 자문 역할뿐만 아니라 의결권까지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 영부인을 보좌하는 제2부속실은 윤 당선인 공약에 따라 폐지된다. 대통령 배우자를 지원하는 업무는 제1부속실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발맞추어 대통령 비서실 명칭을 대통령실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명칭 변경에는 정부조직법 개정이 필요해 민주당이 동의해야 한다.
10일로 예정된 경제팀 등 장관급 인선 발표를 앞두고 윤 당선인의 고심이 깊어가고 있다. 내각 인선 작업이라는 첫 단추를 잘 꿰매야 새 정부 출범 뒤로 미룬 정부조직개편이 탄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이 이번 조각에서 실력을 갖춘 적합한 후보자를 내세울지 관심이 쏠린다.